‘잠테크’ 잘하면 만사 OK!

여름철 ‘잠못드는 밤’ 탈출 어떻게…



미국의 수면연구가에 따르면 인간은 70세를 살고, 하루 8시간 수면을 취한다고 가정했을 때 총 잠자는 시간은 23년이다. 미팅이나 회의는 3년, 먹는데 6년, 목욕탕이나 화장실에서 지내는 시간이 7년인 것을 감안한다면, 평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당연 수면시간이다.

오랜시간 동안 인간생활을 차지하고 있다보니 수면상태를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서 건강상태가 결정된다. 전문가들은 올바른 수면방법을 취하면 피로회복은 물론 두뇌컨디션을 좋게 해 기억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수면은 코골이 등 여러가지 증상을 보이며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 숙면취해야 기억력 향상

일반적으로 잠을 자게 되면 심장 박동수도 줄어들고 신체 대사량이나 열량 소비도 줄어들게 되는 등 신체가 회복하는 시기가 된다. 하루에 소모되는 열량이 2000㎉ 정도인데 잠자는 7~8시간 동안의 열량은 80㎉에 불과하다. 그러나 신체와 달리 뇌는 활성화 된다. 사람의 수면은 렘(REM)수면과 비렘수면 등 두 가지 단계로 이뤄지는데 렘수면은 흔히 깊은 잠으로 꿈을 꾸는 시기다. 렘수면기에 접어들면 눈동자만 빠르게 움직이고 다른 근육들은 이완돼 전신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렘수면기에 근육이완이 풀어져 꿈의 내용을 실행하면 꿈의 내용처럼 행동하게 돼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렘수면기에 근육이완이 풀어지면, 몽유병 등의 행동을 하기도 하며, 근육이완이 된 렘수면기에 잠에서 깨면,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돼 가위가 눌린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렘수면과 비렘수면을 뇌파나 단층촬영을 통해 비교하면 렘수면기에는 뇌 활성도가 깨어있을 때와 비슷하게 활성화된다. 이는 꿈을 꾸는 렘수면에는 낮에 겪었던 일이나, 과거의 경험과 만나는 과정에서 기억이 저장되기 때문이라는 학계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렘수면을 일으키는 전기적 흥분이 대뇌피질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기억의 저장고인 해마를 자극해 꿈이 만들어 지는 것.

신원철 동서신의학병원 수면센터 교수는 “매일 밤새 공부하는 학생보다 하루 7시간씩 꼬박 자는 학생의 성적이 더 높다”며 “이는 깊은 수면단계인 렘수면을 경험하면서 공부에 대한 장기기억이 저장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라며 매일 7시간 이상의 숙면을 권했다.

◆ 코골이 심하면, 호흡여부 살펴야

학계보고에 따르면 국내 정상 성인의 45%는 때때로 코를 골고 있으며, 항상 코를 고는 사람은 2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코골이가 심하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수면무호흡증은 낮에 졸림증이 심하거나 수면 중에 숨이 막히는 느낌이 있어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수면 중에 반복적으로 깨거나 자고 나도 피로하고, 낮에 집중력이 저하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코를 고는 것은 상기도 골격이나 조직들이 수면시 공기의 흐름을 부분적으로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 코골이가 심할 경우 상기도를 완전히 막게 되면 호흡을 할 수 없어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주로 편도나 혀의 크기가 지나치게 크거나, 목젖이 길고 아래로 처진 경우, 심하게 작은 턱을 가진 경우 위험성이 높다. 또 비만, 습관적인 음주, 수면제나 안정제의 복용 등이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평소 주의하는 것이 좋다.

이건희 동서신의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수면호흡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체중을 줄이고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며 “또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음주를 피하고, 야간에 진정제나 수면제 등의 약물을 삼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 옆으로 잠을 자거나 침대의 머리 쪽을 약 30도 정도 높이는 반면, 높은 베개를 피하는 것이 좋다.

◆ 체질에 따라 수면습관도 조절

한의학에서는 사상체질에 따라 수면방법도 다르게 적용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소음인들은 일반적으로 잠이 많다. 기가 약해서 아침에 쉽게 눈이 떠지지가 않으므로 야행성인 경우가 많고, 스스로 잠을 많이 자는 것에 대해 고민을 가장 많이 하는 체질이기도 하다. 하지만 소음인들은 잠을 못자면 병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자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말고 일찍 자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반면 소양인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등 수면시간이 짧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체질을 믿고 밤에 활동하거나 음주가 잦아지면 가슴 위로 열이 나며 복부는 차가워지는 등의 질병전단계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태음인의 경우는 기본적인 체력이 되면 수면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만일 머리가 자주 무겁고, 어깨가 짓누르듯 아프고,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세가 있다면 본인의 수면시간을 오후 11시 이전으로 당겨야 한다. 특히 땀이 많은 태음인은 여름철에 진액을 많이 소모하므로 몸의 전해질 균형을 잘 조절해 주어야 양질의 수면을 취할 수 있다.

태양인은 손과 발, 가슴에 쉽게 열이 나는 체질이므로 일정량의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수면시간이 줄어들면 기가 상체로 몰리며 더워지면, 하체에 기운이 없어지기가 쉬운 체질이기 때문이다. 김선형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체질개선클리닉 교수는 “불면은 기 순환의 이상으로 낮에 몸밖을 돌던 양기가 밤에 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서 나타난다”며 “이때는 숨을 들이쉬는 호흡을 길고 짧게 하고, 내쉬는 호흡을 길게 하는 등의 호흡조절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