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식당 장마철 위생 빨간불

서울 초중고 83곳 지하식당 채광 불량
10년넘는 노후시설 몇년째 예산타령만


서울 강남 G고교 A교장은 요즘 지하 급식시설 때문에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장마철이라 식중독 염려가 있는데 예산 부족으로 시설을 못 고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 학교를 찾은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도 "학생 식당이 지하에 있고 협소해 위생 문제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 지적했다.이 때문에 A교장은 불안한 마음에 매일 급식시설을 둘러본다.

장마와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서울 시내 초ㆍ중ㆍ고등학교 급식 환경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위생 관리가 힘든 지하 급식실 개선이 필요한데 예산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2008년도 서울시 교육비 특별회계 예산안에 대한 예비심사보고서에 따르면 환기와 채광 불량으로 위생 관리가 어려운 학교가 83곳에 달했다. 학교별로는 고등학교가 52곳으로 가장 많았고 초등학교 18곳, 특수학교 8곳, 중학교 5곳 순이었다. 이 가운데 환경 개선을 위해 올해 예산이 배정된 곳은 대상 가운데 4.8%인 단 4곳에 불과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내년에 직영 급식으로 전환되면 교체해야 할 급식시설의 숫자는 더욱 많아진다는 것.

서울 지역은 개정된 학교급식법에 따라 2010년 1월까지 초ㆍ중ㆍ고 전체 학교가 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에 서울지역 초ㆍ중ㆍ고교(특수학교 포함) 중 36.3%에 해당하는 462개교가 한꺼번에 직영 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노후시설 교체에만 예산 28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학교 급식시설은 10년 정도 지나면 대부분 노후해 개ㆍ보수가 필요하다.

서울은 고등학교가 1998년, 중학교는 2000년에 급식시설이 본격적으로 설치돼 개ㆍ보수 대상 학교가 많다.

서울시교육청도 학교 급식 환경 개선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 부족에 담당 실무자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 환경 개선 문제는) 미룰 일이 아닌데 관련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보고서에도 "최근 수년간 식중독 발생 사고가 많이 일어나 식품위생법과 학교급식법이 강화돼 조리실 구획 구분(전처리실ㆍ세척실ㆍ조리실 등)이 제도화됨에 따라 급식 관련 예산은 증가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배당된 예산은 이에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의 관련 예산은 지난해 457억9200만원에서 올해는 410억4800만원으로 줄었다. 그만큼 학교 지하 급식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