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병원·학교급식, '직영'만이 능사일까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미국산 쇠고기 추가협상에도 불구, 국민들의 광우병에 대한 위험은 여전한 상황. 특히 식재료의 선택권이 없는 학교, 병원, 군대급식에 있어서는 그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학교급식은 2년전 서울·수도권에서 대규모 식중독 사고가 일어나면서 '학교급식법'이 지난해 개정되는 등 정부차원에서도 직영급식을 위한 고삐를 당기고 있는 실정이다.

병원급식도 최근 노-사가 지난해 '안전한 먹거리 사용' 협약을 맺는 등 급식안전을 위해 직영체제가 필요하다는 노조의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그러나 급식 위탁업체들은 "무조건적으로 나쁘게 매도당하고만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직영전환 과연 급식안전의 해법이 되는 것일까.

◇위탁급식, 바람 잘 날 없다?

위탁급식에 대한 불신은 그동안 빈번했던 식중독 사고 등이 주로 위탁업체에서 일어난 것이 주효하다. 지난 2006년 대규모 학교식중독 사고의 원인이 모두 대기업 계열의 위탁업체에서 일어났다.

당시 사고를 일으켰던 CJ 등 대기업은 급식사업에서 손을 뗐고 이후 아워홈, 현대푸드시스템, 신세계푸드 등 대기업 계열과 중소영세업체들로 시장이 재편됐다.

이처럼 대기업이 떠난 자리를 중소영세업체들이 메우면서 위탁급식업체에 대한 불신을 오히려 커지게 됐다. 학교의 경우 학교급식법이 개정되면서 늦어도 2010년까지 직영으로 전환해야 하지만 전환은 더디고, 아직도 서울시내 위탁급식 비율은 50%를 넘는 것으로 파악돼 위탁급식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참교육학부모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서울의 경우 수입쇠고기를 사용한 적이 있는 학교는 4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인천지역 학교는 90%이상이 국내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참교육학부모회 관계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위탁업체는 당연히 값싼 식재료를 사용하려 해 향후 미국산 쇠고기에 아이들이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직영체제 전환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교조·병원노조 "직영만이 살길"

대규모 식중독 사고로 인해 학교급식법이 개정되면서 2009년까지 직영전환 유예기간을 두게 됐다. 이에 따라 학교는 늦어도 2010년까지 직영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24일 교육과학부에 따르면 올 4월 기준으로 급식실시 학교(1만1106개교) 중 중학교 530개교, 고등학교 731개교 등 전체의 11.5%(1279개교)에서 위탁급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위탁급식 학교는 대규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2006년 1655개교(15.4%)에서 이후 직영 전환 계획에 따라 지난해 1430개교(13.0%)로 감소했고 올해 1279개교(11.5%)로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일선 학교장들은 급식관리 업무가중과 사고시 책임 문제 등에 대한 부담으로 직영전환을 꺼리고 있다.

이는 병원에서도 마찬가지. 대다수 병원에서는 "치료는 의료진이, 급식은 급식업체가" 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에 큰 병원일수록 위탁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27일 전교조 관계자는 "아직도 서울지역에서는 위탁급식학교가 50%를 넘는다"며 "학교장들의 부담도 크겠지만,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직영체제로 직접 학부모들이 검수하고 관리할 수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도 2006년 산별교섭을 통해 병원 급식에 '우리 쌀', 2007년에는 '안전한 먹거리 사용' 노사협약을 맺는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직영체제 유도는 힘든 일이라고 토로한다.

한 대학병원 노조 관계자는 "환자들의 선택권이 없는 병원급식에 위탁을 하게 되면 그 질을 담보할 수 없다"며 "병원 직영체제로 가는 것이 궁극적으로 병원의 신뢰를 높이고 환자의 건강을 챙긴다는 점에서 병원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위탁업체 "우리도 억울할 때 많다"

이처럼 직영전환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대해 위탁급식 업체도 할말은 있다.

27일 대기업계열의 한 급식위탁업체 관계자는 "위탁업체만 무조건 몰아세워 억울한 때가 많다"고 입을 열었다.

이 관계자는 "직영과 위탁의 비용구조를 보면, 정부차원에서 재원을 들여 직영전환을 유도하는 것은 오히려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일 수 있다"며 "직영을 하면 학생들의 급식비만으로 운영하고 여기의 90%를 재료비에 쓰는데, 위탁을 하면 재료비 외에 인건비나 전기수도료, 시설비 등 제반비용은 모두 업체가 져서 학교나 정부가 재정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식품위생사고 미칠 파급력과 업체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식품질 안전에는 위탁업체도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다"며 "자연스럽게 경쟁에 맡기면 저비용으로 보다 질좋은 급식을 먹을 수 있는데 위탁은 무조건 문제라며 한쪽으로 몰아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같은 위탁업체의 볼멘 소리에 대해 교과부 학생건강안전과 관계자는 "학교급식법 개정으로 직영전환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의가 됐다"며 "위탁업체도 고충이 있겠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업체는 확실히 직영보다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생각에 법도 바뀐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직영전환 후 사후관리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학교급식의 위생안전관리는 학교장의 역할로 이에 대한 감시는 연 2회 시·도 교육청에서 수행할 것"이라며 "직영전환으로 학교장의 업무부담이 크겠지만, 법 개정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석유선 기자 sukiz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