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원산지 조작’ 말로만 엄벌
대부분 벌금 100만원-집유 그쳐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파동을 겪으며 쇠고기 원산지를 악의적, 상습적으로 허위 표시한 업자들에 대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등 ‘엄벌’ 방침을 밝혔으나, 정작 이런 업자들에 대해서는 그동안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산지 조작과 불법 유통 사례가 많이 적발됐지만 그 처벌은 대부분 집행유예 혹은 벌금형 등에 그쳐왔다.
가장 흔한 사례는 상가의 정육점에서 외국산 쇠고기를 속여 팔다 적발된 경우다. 춘천지법 속초지원은 지난해 7월 강원 고성군의 한 정육점에서 뉴질랜드산 쇠고기를 국산으로 속여 판 윤모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전주지법도 지난해 5월 전북 김제시의 한 축산물 직판매장에서 뉴질랜드 및 미국산 쇠고기를 국산으로 속여 판 한모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수입 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각급 학교 식당의 급식재료로 납품한 업자들도 있었지만 처벌은 집행유예에 그쳤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2월 수입산 및 국내산 젖소 고기를 한우로 속여 일부 대학 및 고교 식당에 납품한 유통업자 문모씨와 전모씨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경기 양평군 및 여주군 등 타 지역에서 생산된 쇠고기의 원산지를 속여 횡성군의 특산품인 ‘횡성 한우’인 것처럼 속여 판 석모씨에 대해서도 법원은 지난달 집행유예 선고와 함께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을 뿐이다.
창원지법은 지난해 2월 축산물가공업자 유모씨에 대해 농산물품질관리법 위반을 이유로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지만, 지난 2002년과 2004년에 같은 이유로 각각 200만원과 6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던 동종 전과자란 점에서 엄벌이라고 볼 수는 없다.
농산물품질관리법에 따르면 쇠고기 등에 대해 원산지 허위 표시를 한 업체, 사업주에 대해서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고 형벌과 함께 시정명령이나 영업정지도 가능하다. 법원 관계자는 13일 “원산지 허위 표시 단속을 강화한다는 정부 방침이 있는 만큼 법원도 앞으로 이들 업자들에 대한 엄벌을 통해 강력한 경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