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먹을거리’가 보약 무주 농부의 밥상이야기
자연 그대로 먹어라 / 장영란 글·김광화 사진 / 조화로운 삶
‘철없이 먹으면 철이 없어지고, 제철 먹을거리를 먹으면 사람도 싱싱해진다.’
이같이 말하는 저자는 땅을 갈지 않는 ‘무경운’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귀농자다. 전북 무주의 전망 좋은 산기슭에 손수 흙집을 지어 살고 있다. 그는 제철에 음식 먹기와 함께 단순하게 먹기, 통째로 먹기 등 자연요리의 3가지 원칙을 강조한다.
봄이면 냉이를 캐서 먹는 맛을, 여름이면 뜨거운 햇살을 담뿍 담은 토마토를 먹는 기쁨을 느끼면, 먹을거리가 가진 자연성을 배워나갈 수 있다. 저자는 자연의 순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제철음식을 단순하게 먹으면 집중하는 힘이 생기고, 통째로 먹으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고 말한다. 자연을 최대한 살리는 요리법이 ‘자연요리’다. 책은 씹을수록 색다른 된장 주먹밥,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매실 쌈장, 산과 바다가 만나는 달래 멸치 무침 등 몸과 영혼을 건강하게 만드는 자연요리의 묘미를 전한다.
모든 삶의 양식은 밥상에 있다. 저자의 자연밥상에는 창조적 아이디어가 가득 담겼다. 몸의 독을 풀어주는 녹두밥, 소금 대신 된장을 넣어 만든 된장 드레싱, 신 자두와 싱싱한 푸성귀를 모아 만든 봄 샐러드는 입 안에 침이 고이게 만든다.
사람은 누구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게 편한 법인데 먹을거리 또한 예외가 아니다. 몸의 치유능력을 기르고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연 그대로 먹어야 한다. 가령 풋고추를 먹을 땐 싱싱한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먹는 것이 가장 맛있는 요리다. 또 찐 감자는 후후 불어가며 소금에 찍어 먹는 게 최고다. 오이 맛과 향, 당근 맛과 향을 있는 그대로 즐겨야 예민한 미각도 갖게 된다.
저자의 가족들은 과일을 먹을 때 되도록 껍질도 씨도 먹는다. 수박도 씨까지 씹어 고소한 맛을 본다는 것. 통째로 오래오래 씹어 먹으면 치아 건강에도 좋고 소화도 잘된다고 한다.
“요즘은 제철을 가려 먹기가 어려운 세상이긴 하지만, 제철을 기다려 먹으면 각 계절의 맛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영양도 듬뿍 담겼을 뿐 아니라 값까지 싸다. 제때 씨를 뿌리면 저 알아서 잘 자라기 때문에 사람 손이 적게 가고 농약을 적게 뿌리게 돼, 기르는 사람 좋고 먹는 사람 좋고 땅에도 좋은 일이 된다.”
복잡하고 스트레스 많은 현대생활 속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힘은 바른 먹을거리다.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이 많은 이때, 책은 농부 입장에서 바라본 ‘친환경농산물’, ‘우리 땅의 먹을거리’, ‘토종씨앗’에 대한 생각까지 담고 있는 아름다운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직접 닭을 기르고 나서부터 알을 냉장고에 넣지 않는다고 한다. 알이 살아 숨쉰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책은 봄나물 토렴, 달래 멸치 무침, 무 홍시채, 청국장 샐러드 등 57가지 자연요리 레시피도 담았다.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