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예방만전…발생 두달 만에 안정 찾았다

징후 더이상 없어… 닭·오리 75도 이상 불에 조리하면 OK
지난 4월부터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AI(조류인플루엔자) 확산세가 진정 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정부는 “5월 12일 이후 AI로 인해 의심경보가 내려질 만한 이상 징후가 더 이상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4월 1일 전북 김제에서 AI로 의심되는 닭이 발견된 지 두달여 만에 안정을 되찾게 된 것이다.

지난 5월 서울 광진구와 송파구 등 수도권 지역까지 북상하는 등 전국적인 현상을 보였던 AI사태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인체에 감염된 사례가 없는 유전자형이란 사실이다.

이번 AI는 인체 감염 사례 없는 유형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AI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수백 명을 희생시킨 AI 유전자 형태와는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원인은 남쪽에서 날아온 철새가 바이러스를 유입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방역당국은 잠정적으로 결론짓고 있다.


서울 용산의 모 삼계탕 식당에서 대한의사협회 임원들이 5월 20일 삼계탕을 먹고 있다.

문제는 방역당국의 이 같은 발표에도 닭고기를 비롯해 오리고기, 달걀 등의 소비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부산 등 대도시권의 치킨 매장들은 AI 발생 전보다 매출이 무려 50-60%나 격감해 연쇄 도산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 상계동에서 치킨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승준(44)씨는 “AI가 발생하기 전 평일엔 40~50마리, 주말엔 70~80마리를 팔았는데 AI가 발생하자 매출이 거의 10%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벌써 몇몇 매장은 업종을 전환하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중 유통업체의 가금류 매출도 크게 감소했다. AI 파동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매출이 떨어진 곳이 부지기수일 정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I 바이러스가 열에 약해 섭씨 75도 이상의 불에서 조리해 먹으면 안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과잉반응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손 자주 씻기 △환기 자주 시키기 △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 쓰고 기침이나 재채기 시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기 △손으로 눈·코·입을 안 만지기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 피하기 등 기본적인 ‘호흡기 질환 감염 예방 수칙’만 지켜도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매주 전국 일제소독 등 예방에 만전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5월 20일 대한의사협회 주최 ‘조류인플루엔자 문제에 대한 심포지엄’에 앞서 벌어진 닭·오리고기 소비 촉진을 위한 시식행사에서 “AI를 예방하려면 손을 자주 씻고 가금류와의 직접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의사로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닭이나 오리를 익혀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5월 AI 확산방지 및 조기종식을 위한 강화대책을 발표하는 등 이번 파동을 계기로 보다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했다. 이 대책에 따르면 전국 61개 가금류 도축장 출하 닭·오리에 대해 임상검사증명서 휴대가 의무화되고 증명서 미첨부 시는 도축이 금지된다.

또 전국 상설 닭·오리 판매 재래시장 83개소의 자진폐쇄가 유도되며 재래시장, 가든, 식당 등에 닭과 오리를 운반하는 차량에 대한 세척, 소독도 강화된다. 이 밖에 오리를 사용하는 친환경 오리농법 시행도 자제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공공시설 및 소·돼지 사육 농가를 중심으로 실시하던 소독을 닭·오리 사육농가로 확대하는 등 앞으로는 매주 수요일을 ‘전국 일제소독의 날’로 정해 AI 발생 예방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AI 방역 현장 대학생 첫 자원봉사

예비 수의사들 ‘살처분·매몰작업’ 구슬땀

대학생들이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현장을 찾아 자원봉사활동을 가져 화제가 되고 있다. 경상대학교 수의과대학 소속 학생 111명은 지도교수, 도내 수의사 10여명과 함께 지난 5월 20일 고병원성 AI 피해지역인 경상남도 양산시 상북면 일원에서 가금류 살처분과 매몰작업을 도왔다. 대학생들이 AI 발생 지역을 찾아 봉사활동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도청 축산과 어용준 씨는 “예비 수의사들인 수의과 학생들이 AI 피해지역에서 봉사활동을 가진 것은 부족한 인력을 수급한다는 측면뿐 아니라 소비 문제, 안전성 문제를 앞장서 홍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본과 2~3학년 학생들이 주축이 돼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오전 10시 30분 현장에 도착한 후 2시간 동안 현장 가축방역관으로부터 살처분 주의사항과 작업 요령 등을 청취했다.
또한 안전교육 후에는 AI 노출에 대비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고, 방제복을 착용한 후 12시 30분부터 현장에 투입돼 오후 6시 30분까지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학생들은 AI 피해농가에서 1만5000천 수의 가금류를 살처분하고 계란, 난좌 등 생산물 약 2톤가량을 폐기처분했다.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지켜본 주민들은 “대학생들의 참여로 살처분 조치가 단시간 내에 이뤄짐으로써 AI 감염차단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경상대 수의대 김석 교수는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어려움에 처한 농가의 고통과 함께함으로써 축산 현장의 현실을 예비 수의사들이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경상대 수의대 본과 3학년 강정완(25) 씨는 “수의대에 다니는 학생으로서 동물 전염병이 터질 때마다 방역현장을 찾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며 “이번에 이런 기회가 생겨 좋은 체험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강씨는 “닭이라도 생명이 있는 동물을 죽인다는 사실이 가슴 아팠지만 살처분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용기를 냈다”며 “AI 등 전염병이 확대되지 않도록 방역대책을 강구하는 등 실질적인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정책포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