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맛 잃은 아이들, ‘성장은 어쩌나’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앓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소화기 질환이다. 굳이 위암을 꼽지 않더라도 위염, 위궤양, 장염 등은 한 번쯤 또는 장기적으로 겪어봤음직한 질환들이다.
이런 질환은 어쩌면 흔하기에 큰 생각 없이 그저 스쳐 지나갈 수도 있지만 이처럼 방치하다가는 자칫 더 큰 낭패를 불러올 수 있다. 소화기 질환은 우리 몸의 영양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
실제로 한창 자라나는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 잦은 소화기 질환은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노화로 인해 이미 입맛을 잃기 시작한 노인들에게 소화기 질환은 심지어 생명 단축에도 관여할 수 있게 된다.
◇ 서구화되는 한국인 위장질환, 식욕부진 걱정해라
위장질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위염이나 위궤양이지만 최근에는 아직 이름도 낯선 크론병이나 위식도역류질환처럼 서구에서 많이 생기는 위장질환이 식생활의 변화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위식도역류질환의 경우 2001년과 2006년 사이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지난해 가슴 쓰림과 위산역류 증상 기준으로 본 국내 위식도역류질환이 2001년 3.5%에서 2006년 5.1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1986년 인구 10만 명당 0.1명에 불과하던 크론병 환자도 2004년에는 10만 명당 5.3명으로 급증했으며 지난 1999년 1000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던 환자수도 2005년에는 4500~5000명 정도로 급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질환들의 특성상 식욕부진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위염이나 위궤양의 대표 증상이 입맛이 없고 밥을 먹어도 속이 쓰리듯이 크론병이나 위식도역류질환도 입맛이 없어지는 등 식욕부진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것이다.
특히 크론병은 식욕부진, 장의 흡수능 저하 그리고 설사 등으로 인해 체내의 수분과 전해질 그리고 영양분이 모두 결핍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영양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크론병의 내과적 치료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무엇보다 크론병의 경우 10~20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아이의 경우는 식욕감퇴, 거기에 따르는 체중 저하, 발육부진이 일어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예컨대 청년기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의 약 1/3에서는 성장장애가 관찰된다고 보고되고 있을 정도.
궤양성 대장염은 크론병 보다 영양결핍 부분에서 덜하나 여전히 18~62%에서 체중감소가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야식 등이 원인이 돼 발병되는 위식도역류질환은 식사 후 가슴 부위 등에 통증이 수반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음식 먹기가 꺼려질 수 있다.
위궤양도 식사를 하게 되면 통증이 시작되거나 더욱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어서 주로 식욕부진이 나타나게 되며 환자의 약 40%에서 체중이 감소되는 경향을 보인다.
여름철 쉽게 앓게 되는 급성 장염은 설사나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 탈수증을 일으켜 전신 쇠약 증세를 보이기도 하고 급성 장염 증세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장염은 구토가 나거나 식욕부진, 복부 팽만감, 소화 흡수 장애로 인해 영양 상태가 나빠져 빈혈이나 체중 감소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 식욕부진, 체중만 감소시키는게 아니라 성장도 감소시켜
식욕부진은 단순히 입맛이 떨어진 것 뿐 아니라 영양결핍을 불러와 다른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물론 가장 영양공급이 시급한 암 환자나 노약자에게 식욕부진은 자칫 생명까지 앗아가게 만다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는 한다.
우선 영양결핍은 다시 위장관의 기능을 억제하고 면역계의 기능 그 중에서도 세포매개성 면역을 억제하며 성장장애, 체중감소, 신체기능의 수용력 저하로 이러지기 쉽다.
또한 엽산, 비타민 B12, 아연 등을 음식으로 섭취하지 못해 결핍됐을 경우 설사가 유발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다른 병도 악화시킬 수 있다. 아연결핍은 더욱이 성장장애에 성기능부전, 피부발적이나 탈모까지 유발할 수 있다.
물론 암환자나 노인처럼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게서 식욕부진이 나타나면 결국 사망에까지 영향을 주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더욱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그리고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식욕부진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로 떠오르고 있다.
비만에 대한 걱정도 높지만 비만만큼 식욕부진으로 인한 문제도 심각하고 더욱이 식욕부진을 부르는 크론병 등의 질환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식욕부진이 오는 경우에는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우선 식욕부진을 부른 원인 질환이 있다면 이를 먼저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식욕부진도 해결하는 것이 좋다.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심할 때에는 고섬유질 식이보다는 부드러운 유동식이 권장되며 하루 최소 2회 이상의 과일이나 과일쥬스, 3회 이상의 채소 복용 등 건강식이 권장된다.
그렇지만 계속적으로 입맛이 없거나 단백질 섭취 등이 불충분해 성장 등에 영향을 준다면 이에 대한 보충을 바로 시작해야 한다.
더불어 보충이 힘들다면 입맛 자체를 북돋아 줄 수 있는 메게이스과 같은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도 현명하다. 이 방법은 선진국에서도 널리 쓰이는 것으로 입맛 자체를 좋게 함으로써 적극적인 영양관리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조고은 기자 eunise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