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ㆍ학교ㆍ병원 “미국산 쇠고기, 제발 급식에서만은…”


“집에서야 안 먹으면 되지만 학교 급식은 선택권이 없잖아요.” 지난 29일 촛불집회장에 나온 주부 김모(43) 씨의 생각이다. 실제 이날 촛불을 든 시민 중 많은 사람이 김씨처럼 급식걱정을 털어놨다. 이들은 여러 사람이 함께 먹는 ‘급식’에만은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가서는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군에 아들을 보낸 주부 박모(50) 씨는 “닭 소비가 줄면 군대 급식에 연일 닭이 나오고, 오리 파동이 나면 오리가 나오는 게 군대라고 들었다”면서 “안 팔리는 미국산 쇠고기가 군대에 공급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의 심경도 마찮가지.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에서는 “학교 급식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쓸 것인지 여부를 지금 조사 중”이라며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그 결과는 인터넷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하게 반발하기는 병원 환자도 마찬가지. 보건의료노조가 학교급식운동본부, 건강연대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병원 급식 미국산 쇠고기 사용 반대’ 서명운동에는 5000여 명이 넘는 환자 및 병원 직원이 동참했다. 김성균 보건의료노조 정책국장은 “새 수입위생조건이 고시된 후 반응이 더욱 뜨겁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급식’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나올 확률은 높지 않다. 국방부는 8월부터 국내 축산농가의 보호를 위해 살코기의 경우는 국내산 소로, 꼬리곰탕의 경우 호주산 50%와 국산 50%로 급식할 계획이라고 지난 12일 밝힌 바 있다. 가격 차로 인해 줄어드는 살코기 급식량은 오리고기 등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학부모회가 조사한 수도권 지역 3100개 학교 중 회신을 해온 500여 개 학교의 99% 정도가 ‘미국산 쇠고기를 절대 쓰지 않겠다’고 답변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산 쇠고기를 쓰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한 병원도 11개에 이른다.

그러나 급식시장은 가격경쟁이 치열해 미국산 쇠고기 가격이 호주산보다 낮게 형성될 경우 급식 재료가 미국산 쇠고기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임희윤ㆍ김재현ㆍ김상수 기자(madpen@heraldm.com)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