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식품업계고민 '설탕 다시 써야 되나'
식품업계에서 설탕이 새삼스럽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당뇨병과 비만의 주범 중 하나로 인식돼 전분당에 자리를 내주며 퇴출 위기에 몰렸던 설탕이 최근 유전자변형(GMO) 옥수수 수입 후 화려하게 컴백하고 있다. 국내 전분당협회 소속 4개사인 대상 두산CPK 삼양제넥스 신동방CP 등이 이 달 초 전분당 제조용으로 GMO옥수수를 대량으로 수입하자 식품업체들이 전분당을 설탕으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체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자 전분당을 설탕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전분당에 비해 40%나 비쌌던 설탕 가격이 최근들어 엇비슷해진 점도 식품업체들이 전분당을 설탕으로 대체하는 또 다른 이유다.
◇급증하는 설탕 판매액
지난 해 국내 설탕 시장의 49%가량을 점유한 CJ제일제당의 설탕 매출은 올들어 지난해 대비 3% 가량 늘었다. 전월 대비로 보면 10%나 뛰었다. GMO전분당 파동이 몰고온 효과로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지난 해 32% 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삼양사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 가량 매출이 늘었다.
국내 설탕 수요는 2005년까지 꾸준히 상승 추세를 보이다 이후 하락 곡선을 그려왔다. CJ제일제당의 2005년 총 판매량은 88만4000t이었고 지난해에는 85만t으로 줄었다. 2005년쯤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 바람이 설탕 소비를 줄였지만 올들어 상황은 바뀌고 있다.
◇전분당을 설탕으로 대체하는 식품업체들
한국코카콜라는 전분당을 전부 설탕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국내 전분당협회가 GMO 옥수수를 수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전분당의 일종인 액상과당 대신 설탕을 원료로 쓰기로 하고 지난 1일부터 생산되는 모든 제품에 설탕을 사용하고 있다. 250㎖짜리 코카콜라 한 병에 들어가는 설탕은 25g.
롯데칠성은 전분당의 하나인 고과당만 설탕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1년 전만 해도 고과당이 설탕보다 쌌지만 이제는 설탕 가격이 고과당과 비슷하거나 더 싸서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다.
빙그레는 일률적으로 전분당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감자 전분당이나 물엿.설탕 등을 제품에 따라 사용하기로 했다. 롯데제과는 가능한 한 GMO 옥수수로 만들어진 전분당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지만 사탕이나 아이스크림 제조에는 설탕보다 전분당이 더 적합해 제품별로 판단하기로 했다. 사탕이나 아이스크림에 설탕을 사용하면 조직감이 떨어진다는 게 빙과 제품 연구원들의 얘기.
◇그래도 끝나지 않은 고민들
종전처럼 전분당을 쓰기로 했거나 설탕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해서 고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식품업체 관계자들은 비 GMO로 만든 전분당이 싼 값에 충분히 공급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경우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전분당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전분당을 설탕으로 바꿀 경우 소비자들이 맛과 품질이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업체들은 신중을 기하고 있다. 설탕이 치아 손상.당뇨병 등 성인병.비만과 관련이 있다는 점도 찜찜한 구석이다.
박시정기자 charlie@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