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美쇠고기 판매 '눈치보기'
판매 재개 방침속 일정 미루고 여론 동향 주시
정부가 이번주 안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새 수입조건 고시를 의뢰하기로 하자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들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형마트 업체들은 미국산쇠고기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판매하겠다는 원래의 입장을 바꿔 구체적인 판매일정을 정하지 않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이마트는 애초 미국과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직후에는 이르면 6월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매장에 내놓는다는 방침이었으나 최근 들어 판매시기를 무기한 늦췄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쇠고기 매출이 10% 가까이 줄어드는 등 광우병에 대한 일반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판매를 보류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역시 협상 타결 이후 LA갈비 등 선호 부위를 발빠르게 들어오기로 하고 관련 수입업체와 접촉했으나 최근 입장을 바꿔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더라도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특히 작년 7월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업계 처음으로 재개하면서 매장안에서 농민단체의 시위가 벌어지는 등 홍역을 치른 터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태에서 굳이 매장 판매에 먼저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도 경쟁업체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팔기 시작하면 뒤따라 판매에 나서기로 했으나 역시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
업체들이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연기하기로 한 것은 섣불리 판매에 나서면 자칫 여론의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있는데다 매출도 그다지 기대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먹을거리 안전에 민감한 최근의 경향에 비춰보면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하더라도 작년과 같은 매출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더구나 기업이미지 악화 등 위험부담을 안고 굳이 앞장서서 판매를 시작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도 존재하는 만큼 미국산 쇠고기를 아예 취급하지 않겠다고는 말하기 어렵다"며 "대부분의 대형마트들이 일단은 추이를 살핀 뒤 어느 정도 논란이 가라앉으면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은 안전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하지는 않겠다는 의견이 대세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박모(55.주부)씨는 "검역체게 등 수입과정을 볼 때 광우병에 대해 충분히 안전하지 않은 것 같아 미국산 쇠고기가 시판된다고 해도 선뜻 사먹기가 꺼려질 것 같다"며 "주변의 다른 주부들도 대부분 (안전성을) 못 믿겠다는 반응이다"라고 전했다
경기도 수원의 권모(30.여.직장인)씨 역시 "일본처럼 수입쇠고기 월령을 20개월 미만으로 제한하고 전수검사 등 안전조치가 취해지면 모르겠지만 지금 정부의 협상조건대로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온다면 먹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남에 사는 유모(32.주부)씨는 "최근 광우병의 위험성이 다소 부풀려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학생 시절 미국서 잠시 생활하며 현지 쇠고기를 이용했고 작년에도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한 적이 있어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으며 이번에도 시판되면 사먹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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