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모처럼 동났네
서울시, 어제 ‘치킨데이’ 선포
요즘 팔리지 않아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닭고기가 21일 하루만큼은 서울시내에서 완전히 동났다. 서울시는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계 농가들을 돕기 위해 이날을 ‘치킨 데이’로 선포하고 대대적인 소비 행사를 펼쳤다. 시 본청, 사업소, 투자 출연 기관, 25개 자치구, 동 주민센터 등 시의 301개 기관 직원 35000여명이 점심 식사 메뉴로 삼계탕을 즐겼다.
오세훈 시장은 본청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어울려 삼계탕을 먹었다. 오 시장은 아예 앞치마를 두른 채 배식 도우미로 나서 “닭과 오리 고기는 제대로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고 입이 닳도록 설명했다. 본청 구내식당의 식대는 2300원, 구청은 1500~2000원 선이다. 식대가 저렴하기에 평소에도 일반인들의 구내 식당 이용이 잦은 편인데 이날은 손님이 폭주(?)했다. 본청 직원 김모씨는 “늦게 구내 식당에 간 게 아닌데도 닭이 동나 식사를 하지 못했다”며 “20~30m 줄을 섰는데 다른 날보다 일반인들이 많은 것 같았고 다른 때보다 일찍 배식이 끝났다”고 말했다.
자치구의 ‘치킨 파티’도 성황을 이뤘다. 성북구는 임시 청사에서 근무하는데 구내 식당 수용인원이 150명 정도다. 그런데 이날은 450여명이 닭고기를 즐기기 위해 몰려들었다. 송파구는 직원들에게 식대를 받지 않는 공짜 점심을 선사했다. 양천구는 이미 지난주 오리탕, 삼계탕을 점심식사 메뉴로 삼은 적이 있어 이날이 세 번째 AI 오찬(?)인 셈. 정진형 양천구 홍보정책과장은 “21일엔 평소보다 많은 900여명이 구내식당을 이용했다”며 “식대(2000원)에 비해 영양이 풍부한 삼계탕, 오리탕을 요즘엔 배불리 먹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준호기자 jhlee@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