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 고시내용 변경 가능성 커 재협상은 사실상 힘들듯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고시를 연기함에 따라 고시 내용 변경과 재협상 여부가 주목된다. 정부는 재협상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고시 내용을 변경하려면 어차피 미국 정부와 협상을 벌여야 한다.

◇고시 내용 변경되나=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으로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고시 내용을 일부 바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국민과 정치권이 한결같이 수입위생조건의 독소조항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을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 국회에서 고시 개정을 처음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정부의 수입중단 요건을 명문화하기 위해서는 지난달 18일 체결된 수입위생조건 5조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 5조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2차례 이상 발생해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를 하향조정할 때만 우리 정부가 수입을 중단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미국 유감 표명,재협상 쉽지 않아 =특정위험물질(SRM)의 수입금지 기준과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허용 등 핵심사안에 대한 재협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의 반응도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4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 연기와 관련, “한국이 지난달 18일 맺은 협정을 일시 연기한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맥스 보커스 미 상원 재무위원장도 성명을 내고 “한국의 정치적 절차를 존중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더 이상 늦출 정당한 이유는 없다”며 “협정 이행을 지연시키는 것은 양국 경제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대만과의 쇠고기 수입개방 협상을 앞둔 미국이 민감한 쟁점을 다시 협상할 까닭이 없다.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이 “새 수입위생조건을 바꿀 만한 과학적 근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재협상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수입위생조건을 원점으로 되돌려 놓고 재협상하기보다는 협상 범위를 미리 제한하고 일부 규정을 수정하는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통합민주당 등 야당이 법원에 제출한 장관 고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변수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국민일보-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