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논란에… AI도 불안 ” 채식 열풍
광우병 논란과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육류 소비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채식주의’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5일 한국채식연합과 한국채식인협회에 따르면 최근 이들 단체 홈페이지 방문객이 종전 하루 2000여명 정도에서 6000여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방문객들은 채식을 통한 영양 보충 방법이 무엇인지, 광우병 파동과 AI 발생 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 대학생 김민영(22)씨는 “요즘 육식에 대해 강한 회의감이 들었다”며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거의 매일 고기류를 즐겨 먹었다는 김재윤(24·여)씨도 “고기없이 식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썼다.
채식 뷔페 식당도 각광받고 있다. 콩이나 밀로 만든 햄 등 고기와 같은 질감의 음식들을 맛볼 수 있도록 한 서울 개포동 SM채식뷔페는 이날 점심 때 만원을 이뤘다. 주인 이창익(36)씨는 “최근 배가량 매출이 늘었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각종 마트와 백화점의 경우 주부들이 채식류 식품코너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육류 코너에는 발김이 뜸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14일 서울 창전동 현대백화점의 육류 판매대에는 손님이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반면 시금치, 브로콜리 등 야채와 과일류를 판매하는 매장에는 쇼핑객들로 북적댔다. 야채코너에서 만난 김혜진(24·여)씨는 “당분간은 채소만 먹으려고 한다”며 “이번 기회에 아예 식습관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대형 할인마트인 이마트의 경우 한우는 6% 정도, 닭고기는 무려 6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야채의 경우 5월 첫째주부터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때아닌 ‘도시락 싸갖고 다니기’ 운동까지 불붙는 양상이다. 다음 아고라 토론게시판에는 “자녀에게 학교급식을 먹이는 대신 엄마가 손수 도식락을 싸주자” “직장인들도 직접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자” 등 먹거리 공포를 도시락으로 해결하자는 제안이 줄을 잇고 있다.
아이디 룰루루는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이란 글에서 “번거롭고 귀찮더라도 단체급식을 거부하고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15년 경력의 조리사라고 밝힌 아이디 cavin은 “지금 상황에선 집에서 어머니들이 해주는 도시락만이 안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덩달아 도시락통 매출도 올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1년 내내 판매율이 저조했던 도시락통 매출이 5월 들어 갑자기 15%가량 올랐다”며 “광우병 파동과 AI 발생 등으로 도시락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국민일보-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