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렸을 땐 얼마나 귀했는데…” 계란, 식탁서 외면당한다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한식을 전문으로 하는 A식당은 요즘 ‘계란 프라이’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아침식사에 한해 제공하는 계란 프라이에 손님들의 젓가락이 좀처럼 가지 않으면서 고스란히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A식당은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이후 손도 안 댄 계란 요리가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져 메뉴에서 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란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AI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닭고기와 함께 계란 수요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계란은 그동안 저렴한 가격에 비해 영양이 풍부하고 맛이 좋아 청소년들의 영양 간식 등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9일 농협 하나로클럽에 따르면 지난달 1일 1956만원 수준이던 양재·창동·고양·성남 등 4개 매장의 계란 매출이 지난 7일에는 1660만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닭고기 매출은 1482만원에서 425만원으로 급감했다.
대형 할인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이달(1∼7일) 계란 판매율이 전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 평균 5∼7% 감소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닭고기에 대한 불신이 계란으로 이어지면서 매출이 줄고 있다”며 “AI 공포가 가시지 않는 한 매출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계란 10개 가격은 평균 1030원으로 AI가 발생하기 전인 3월 평균 1094원보다 약간 떨어졌으나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계란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분식점 등도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서울 영등포의 B분식점은 “김밥, 오므라이스 등 분식집 메뉴 상당수에는 계란이 들어간다”며 “AI 발병 이후 매출에 작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