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쇠고기 문제없다" 무한반복…책임론 확산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을 놓고 정부와 야당 의원들간의 책임 공방이 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본격화 됐다.

이날 경제·교육·사회·문화 대정부 질문에 참여한 야당 의원들은 협상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며 정부를 추궁, 15일 장관고시를 연기하고 재협상을 촉구했다.

그러나 한승수 국무총리와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여러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는 국제기준에 따라 협상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재협상은 실익이 없다"고 맞섰다.

◇협상 입법예고기간 20일 축소 논란

이날 통합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15일 장관 고시에 앞서 이뤄진 협상 입법예고기간을 20일로 설정된 이유를 따져물었다.

행자부(현 행안부) 지침을 보면 '경제와 통상' 관련 사안은 입법예고기간이 60일 이상으로 돼 있어야 함에도 입법예고기간을 축소시켜 서둘러 처리하려 했다는 것.

강 의원은 "2006년 한미 FTA협상에서 보건복지부는 약가 적정화 방안에 대해 60일간 입법예고했다"며 "당시 유시민 장관은 (약가 적정화 문제가) FTA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입법예고기간을 60일로 한 것"이라며 비교, 추궁했다.

이어 "정부가 행자부 지침을 위반했으므로 재예고를 통해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며 사실상 15일로 예정된 장관 고시를 연기를 주장했다.

그러나 정운천 장관은 "쇠고기 협상은 통상 문제가 아니고 위생검역의 문제"라며 "과거 33개 위생조건에 관한 고시들이 일반적으로 20일간 입법예고 했다"고 답했다. 한승수 총리도 "수입위험 분석을 하는 입법예고는 국제적 관계가 20일로 돼 있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원세훈 행안부 장관도 "행안부 지침은 양국간 협상이 아닌 국내에서 입법안을 만들어 입법예고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라며 강 의원의 주장에 반박했다.

◇30개월미만 소 수입 규정 포기?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과 내장을 제외한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입원칙을 벗어나 협상이 이뤄진 점에 대한 추궁도 잇따랐다.

통합민주당 최규성 의원은 "미국의 광우병 통제가 불완전하고 광우병 발생 우려도 있어 전문가들은 30개월 미만 조건을 준수할 것으로 권했는데도 왜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협상전에 포기했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도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하면 안전하다는 것이 국제수역사무소(OIE)의 기준으로 그에 따랐다"고 말했다.

한승수 총리도 "미국과의 협상에서는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지난해 10월 한미전문가회의에서 미국 측이 그런 경고는 임상을 통한 과학적 논리가 아니라고 해, OIE에서 내놓은 기준에 따라 협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 총리는 "OIE에서 30개월 미만도 특정위험물질을 제거하면 안전하다고 해 정부는 이를 믿고 협상에 임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정부 "뭘 책임져?" VS 위헌소송 '맞불'

이같은 공방이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계속 반복되자 결국 정부 책임론까지 제기됐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은 "국민들이 이유없이 화를 내지 않는다. 공무원들도 미국산 꼬리곰탕을 메뉴로 한다니 마루타냐고 못 믿고 있다"며 "정부가 책임지라"고 말했다.

이에 한 총리는 "뭘 책임지느냐"고 되물었고, 이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하나 대통령은 임기보장이 되니 나머지 정부 관계자들이 책임지라"며 사실상 정부 관계자들의 사퇴를 종용했다.

이어 그는 "의원내각제 같으면 대통령 지지율이 20%로 떨어지면 내각이 해산하고 새 정부를 구성해야 할 상황"이라고 비꼬았다.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도 "쇠고기 협상 결과가 공포로 이어지도록 방치한 정부 책임이 크다"며 "정부는 쇠고기 문제에 늑장대처했고 협상도 혼미했다"고 지적했다.

장관 고시 연기와 재협상을 주장하는 의원들의 성화가 거셌지만, 한 총리는 "정부로서 재협상 실익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재협상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편 민주당은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관련 장관 고시를 정부가 연기하지 않으면 13일께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 또 고시가 국민의 건강권을 규정한 헌법 36조와 조약에 준하는 고시가 국회의 비준을 받지 않은 것은 헌법 60조에 대한 위반으로 보고 위헌소송을 낼 방침이다.

석유선기자 sukiz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