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AI 지침없다” 손놓은 농수산부 ㆍ“호들갑 떨지 마라” 서울시에 호통까지 ㆍ춘천 고병원성 판명… 뒤늦게 대책회의 서울 한복판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으나 농림수산식품부 등 방역당국은 ‘도심에서 발생한 AI에 대한 방역은 지침에도 없다’며 적극적인 방역대책을 수립하지 않아 비난 여론과 함께 AI 확산 우려가 일고 있다. 농수산식품부는 이 과정에서 방역에 나서려는 서울시를 “불안감만 조장한다”며 질타까지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8일 농수산식품부·서울시 등에 따르면 광진구청은 이날 인체감염 위험이 높은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청사 내 자연학습장으로부터 반경 450m 안에 있는 건국대학교 내 호수 일감호에 서식 중인 오리 포획에 나서지조차 않았다. 구청 관계자는 “야생조류는 포획할 필요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일감호 내 오리 포획작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광진구청은 지난 7일 소방대원 및 특전사전우회 등을 동원, 일감호에 살고 있는 오리 포획작업에 나섰으나 단 2마리만 잡는 데 그쳤다. 광진구는 이날 AI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작업만 3일째 계속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살처분은 광진구 자연학습장이면 족하다. 차량통제 등도 할 필요가 없다’는 지침을 서울시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서울시가 너무 호들갑을 떨어 국민들만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질타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당초 광진구청으로부터 반경 500m 내에 있는 닭·오리 등에 대한 살처분 방침을 세웠던 서울시는 농림수산식품부 지침에 따라 살처분 계획을 포기하고, 도로통제 등 적극적인 방역작업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기존의 AI 긴급행동지침은 농가가 기준이기 때문에 도심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AI 위험성도 닭·오리·야생조류 등의 순서이기 때문에 야생오리는 살처분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에는 89개 학교에서 691마리의 조류를 사육하고 있으며 시내 재래시장 등에서 가금류가 판매·유통되고 있다. 한편 강원 춘천에서 발견된 것도 고병원성 AI로 판명됐다. 춘천시는 이에 따라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정부는 경동시장 등에서 거래되는 가금류의 감시를 강화하고 어린이대공원과 서울대공원에서 사육되는 가금류의 AI 감염 여부를 정밀조사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과천청사에서 가진 대책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광진구청 사육장의 칠면조·닭 등의 AI 폐사는 지난달 수도권 한 재래시장에서 사온 꿩에서 시작된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심혜리기자 grace@kyunghyang.com>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