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美 광우병 발생땐 즉각 수입중단"
"국민건강 위협땐 단호 대처"… 鄭농림 "통상마찰 감수"이명박 대통령은 7일 “소고기 개방으로 국민 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일이 있다면 즉각 우선적으로 수입을 중지할 것이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북도청에서 첫 시·도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위협을 주는 일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미국 소고기 개방 청문회’에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소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 통상 마찰이 발생해도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과 합의한 소고기 수입위생조건과 다른 것이어서 수입을 중단하면 한미 간 통상마찰이 우려되는 등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한미 간 맺어진 수입위생조건에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라 ‘통제’만 가능하면 우리나라가 수입을 중단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 대통령은 “소고기 개방으로 국민이 많은 걱정을 하고 있으나 국민의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면서 “어떠한 것도 국민 생명과 바꿀 수 없으며 국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청문회에서 수입 중단 내용을 새 미국산 소고기 수입조건에 반영하기위한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20조를 근거로 실행이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GATT 20조 B항은 ‘인간 및 동식물의 생명·건강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협정 적용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양자간 소고기 협약 역시 하위법으로서 상위에 있는 GATT를 오버라이드할 수 없다(우위에 설 수 없다)”면서 “우리 헌법 체제상 국내적으로 GATT 20조에 근거해 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GATT 조항 원용이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정 장관은 미국산 소고기를 전면 수입개방하는 내용의 한미 소고기 협상결과를 오는 15일 원안대로 고시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이 대통령과 정 장관의 수입 중단 발언에 대해 “재협상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여론 무마용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재협상을 촉구했다. 민주당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정 장관의 발언은 (한미 소고기) 협정문 5조 위반으로, 필연적으로 협정문의 수정이 필요한 만큼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승수 국무총리는 8일 미국산 수입 소고기의 안전성 논란과 관련,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
허범구·우상규 기자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