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광우병 논란에 육식 지고 채식 뜬다


[쿠키 사회]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미국산 소 광우병 논란 등으로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AI로 큰 타격을 입은 닭고기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눈물겹게 이어지고 있다.

◆ 친환경 농산물 뷔페 등 인기

친환경 농산물 한식뷔페점인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이플'은 AI 이후 단골 위주에서 벗어나 손님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조근형 대표는 "4년 전 설립 당시 유기농 채식 위주의 식단이 얼마 버티지 못할 거라는 주변의 우려와 달리 AI 등 여파로 채식이 대중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대구시 중구 봉산동에 위치한 B식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콩고기, 해조류 등의 채식 식단을 중심으로 영양돌솥밥, 산채비빔밥 등을 파는 이 식당은 2004년부터 채식을 선호하는 이들 사이에서만 조용히 공유됐지만 최근들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식당주인 김모씨(56)는 오히려 "소문이 크게 안 나길 바란다"며 단골 손님들에게 입단속을 당부하기까지 했다.

경산에 위치한 J사찰음식점도 찾기 어려운 곳에 있는데다 메뉴라곤 정식이 고작이지만, 최근 들어 10% 정도 손님이 늘었다. 채식 자장면 등을 메뉴로 내세운 경산의 C중화요리점에도 광우병 등 논란으로 육류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손님들로 북적여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치킨가게 발동동

채식식당이 조용한 성장을 거듭하는 것과는 달리 지난달 1일 AI 감염 사례가 처음 신고된 이후 축산농가의 닭고기와 오리고기 공급가격은 떨어지는 추세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및 관련 외식업체는 매출이 평균 30% 정도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한국계육협회에 따르면 지난달말 육계생계(운반비포함 원/㎏) 시세는 1천360원으로 같은달 1일1천460원보다 100원 떨어졌다. 오리고기 역시 가격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 한국오리협회 시세 정보에 따르면 지난주 5천800원이었던 생오리(생체 3㎏)가 이번 주 들어 5천300원인 것을 비롯, 신선육과 토치육도 각각 6천800원, 7천원에서 6천300원, 6천500원으로 500원씩 떨어졌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15일 AI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 국내에서 생산된 오리고기나 닭고기를 먹고 AI 감염시 최고 20억원을 보상한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발길을 되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닭을 주원료로 하는 가게들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편이다. 동구에서 A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씨(48)는 "해마다 봄만 되면 AI가 발생해 몇 년 전부터 주문감소 현상이 나타났다"며 "튀긴 닭의 안전성에 대한 홍보와 함께 쿠폰과 감자튀김 등의 궁여지책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닭고기 홍보행사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으로 닭과 오리고기에 대한 소비가 줄자 대구 동구청은 지난달 29일 낮 12시부터 오후 1시 사이 닭고기 홍보행사를 가졌다. 동구청은 "직접 먹는 것만큼 확실한 홍보가 없다"며 점심에 닭요리를 등장시켰다.

동구청 구내식당의 점심메뉴는 삼계탕. 동구청 공무원 300명이 점심시간이 되자 삼계탕을 먹기 위해 줄을 늘어섰으며, 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준비된 삼계탕은 30여분 만에 동났다.

동구청 경제과 관계자는 "위축된 닭과 오리고기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삼계탕을 깜짝메뉴로 등장시켰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양계업 종사자나 살처분 참여자 등 조류와 밀접한 접촉을 한 이들에게 조류 인플루엔자 인체감염이 있었고,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를 섭취해 인체감염이 발생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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