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기고] 미국산 쇠고기, 유통차별화와 품질고급화로 넘어야
부서 제2차관실
축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가격 인상과 가축질병 발생 등으로 인해 채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 4월18일 종료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한미간 협의에 따라 축산농가들은 더더욱 어려움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 축산업은 UR 협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성장과 발전을 계속해 왔다. UR 협상이 타결된 1995년 5조 9,576억원이던 축산물 생산액은 2006년 11조 6,763억원으로 두 배가 증가, 8조 4,057억원의 쌀산업을 추월하기에 이르렀다. 농업생산액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33.1%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축산농가들이 모든 역량을 결집해 개방화의 위기를 극복한 결과이다.
지금 우리 축산업은 또 한번의 시련에 직면해 있다. 한미간 협의 결과로 빠르면 내달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다. 구체적으로 그 영향을 예측해 보면, 국내산 중·저가 쇠고기 시장과 대체재로서 돼지고기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유통 차별화, 품질 고급화와 생산성 향상을 주 내용으로 하는 축산업발전대책을 수립하여 시행 중에 있다.
우선, 한우가 한우로 팔리도록 유통관리를 해야 한다. 개방된 쇠고기 시장에서 피부에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원산지 둔갑이다. 값싼 수입산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것이다. 서울시내 유명 한우전문점도 수입산 쇠고기를 한우로 둔갑시켜 팔다가 적발된 적이 있다. 식당에서 구워 먹는 고기는 표시도 안되어 있고, 소비자가 구별할 수도 없다. 따라서 정부는 2005년부터 300㎡ 이상의 음식점에서는 쇠고기의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10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하였다. 개정된 제도의 이행을 감시하기 위해 수사권을 가진 사법경찰관을 400명에서 1천명으로 2.5배 늘리기로 하였다.
소비자가 한우를 구별할 수 있도록 이력추적 시스템도 구축된다. 오는 11월까지 우리나라 소 200여만두를 모두 전산시스템에 등록하고, 2009년 6월부터는 쇠고기가 어디에서 태어나 길러지고 도축되어졌는지를 추적할 수 있는 이력추적제도를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
2003년 이전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 시장을 휩쓸고 있을 때에도, 지금 호주산에 대해서도 한우는 맛과 안전성이란 무기로 경쟁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일본의 화우가 철저한 품질관리로 유명하다. 한우도 품질 고급화를 통해 수입산 쇠고기와 차별화된 시장을 넓혀 갈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모든 순수 혈통의 한우를 인증하고, 우량 송아지 생산을 지원하여 한우 혈통을 강화하고 품질을 높여 나갈 것이다. 우수 등급의 소를 출하하는 농가에는 장려금을 지원하고, 유기·무항생제 축산물을 생산하는 농가는 생산비 증가가 불가피한 만큼 직접지불을 통해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유통·품질경쟁력 제고대책과 더불어 국내경지 이용율을 높여 청보리 등 국내조사료 생산을 확대하여 축산농가의 사료비 부담을 낮추고, 도축세 폐지 등 부담경감 노력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현재의 상황이 우리 축산업에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긍정·신뢰·희망적인 생각으로 축산농가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어 창조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소비자에게 진정성을 보여 준다면, 미국산 쇠고기와도 얼마든지 경쟁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의 어려움에 좌절하지 않고 더 높은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명한 소비자와 축산농가의 저력을 믿는다.
-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박덕배
[파이낸셜뉴스, 2008.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