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마신다 꽃을 마신다 봄을 마신다
진달래꽃차, 벚꽃차, 복숭아꽃차, 매화차, 제비꽃차
꽃 향기 흩날리는 봄이 한창이다. 아무리 보고 향기를 맡아도 질리지 않는 봄꽃, 그렇다고 꽃은 눈과 코로만 즐기는 것이 아니다. 차를 만들어 혀로, 온몸으로 즐길 수도 있다. 산과 들을 가득 채운 꽃 약간으로 차를 만들어 우려내고, 봄을 마셔보는 건 어떨까. 차를 마시는 운치도 그렇지만 특히 꽃차는 눈, 코, 혀를 모두 만족시킨다. 마음이 싱그러워지고 몸이 편안해진다.
전남 담양에서 15년간 전통꽃차를 개발하고 상품화해온 송희자씨의 ‘마음 맑은 우리꽃차’에 따르면 이른 봄 추위 속에서 솟아나는 꽃들은 엄청난 기운을 지니고 있다. 꽃잎 자체에 집합된 영양 성분도 좋거니와 향기가 우리 몸에 미치는 이완 작용은 매우 신비하기까지 하다. 좋은 향기는 혈관을 확장시켜 수많은 현대인이 안고 있는 심한 스트레스를 풀어 주고 우울증에도 도움을 준다. 꽃차를 만들어 마시면 가라앉았던 기분이 상쾌해지고 슬픔까지도 정화된다. 봄기운에 나른해질 때, 스트레스 쌓인 오후, 숙취로 고생할 때 꽃차를 마셔보자. 차를 만드는 것도, 우려내는 것도 의외로 쉽고 간단하다. 요즘 흔히 대할 수 있는 꽃으로 차 만드는 법과 효능을 소개한다.
진달래꽃차 - 담·가래 없애고 혈액순환 도움
담을 없애고 가래를 삭히며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 만성기관지염이나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 고혈압, 생리불순에도 좋다. 말린 차보다 액차의 효능이 뛰어나다. 산에서 따온 진달래의 수술을 제거하고 손질한다. 손질한 진달래를 물로 씻어 물기를 살짝 털어낸 뒤 설탕에 1대 1의 비율로 켜켜이 쌓아 절인다. 실온에 10∼15일 정도 두었다가 냉장 보관한다. 차로 마실 때는 꽃잎이 담긴 액차에 뜨거운 물을 부어 꽃잎이 피어나길 기다린다.
벚꽃차 - 식중독 해독제… 축하 접대용
예부터 숙취나 식중독의 해독제로 쓰인 꽃이다. 벚꽃차는 벚꽃의 색과 향기, 모양을 담고 있으므로 축하 접대용으로 적합하다. 재료는 꼭지가 붙은 벚꽃을 이용한다. 소금물(약 10%)을 만든 후 벚꽃을 담가 숙성시킨다. 병에 보관하면서 매실초나 식초를 약간 넣으면 맛이 더욱 좋아진다. 이렇게 만든 벚꽃 1~2개를 넣어 끓는 물에 1분가량 우려내면 된다.
복숭아꽃차 - 눈·코·혀 모두 기분좋은 차
눈과 코, 혀를 모두 기분좋게 하는 대표적인 차다. 봄기운을 마시기에도 이만한 차가 드물다. 효능도 효능이지만 달콤한 향기와 연분홍 화사한 꽃잎이 좋다. 예부터 복사꽃차를 마시면 얼굴이 복사꽃처럼 된다는 믿음에서 복숭아꽃차를 즐겨 마셨다고 전해진다. 장 청소에 효능이 빼어나 변비 해소와 피부미용에 좋다. 당연히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그늘에 말린 뒤 끓는 물에 5~7송이를 넣은 다음 30초 정도 우려내 마신다.
매화차 - 숙취·구토·기침 등에 효과
향기에 반해 정신이 어지러울 정도다. 매화 꽃잎에 산 성분이 많아 혈액순환을 돕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숙취와 구토, 기침 등에도 좋다. 술 마신 이튿날, 갈증 해소에 효과가 있다. 정신 안정 효과가 뛰어나 차를 마시며 가슴 속 찌든 때를 말끔하게 씻어낼 수 있다. 봉우리에서 막 피어날 즈음의 매화를 급속히 냉동시켜 냉동고에 보관한다.
제비꽃차 - 오렌지보다 비타민C 많아
제비꽃에는 오렌지보다 훨씬 많은 비타민C가 함유돼 있다. 임파선염, 황달, 간염 등에 좋은 한약재다. 소염작용이 뛰어나고, 심장에 열이 많아 잠을 못 이루는 여성과 노인들에게도 좋다. 불면증일 경우 잠들기 30~40분 전에 마신다. 눈을 만족시키려면 꽃잎을 그늘에 말린 차가, 혀를 만족시키려면 설탕에 재운 액차가 좋다. 다른 꽃차와 마찬가지로 꽃잎까지 먹을 수 있다. 여름에는 얼음을 띄워 냉차로 마실 수도 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