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정창교] 급식도 성적순이라니…
"공부 못하면 밥도 늦게 먹어야 하나요?" 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낙생고 교무실에는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성적 우수반 학생들부터 급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항의성 전화가 빗발쳤다.
오전 내내 시민들로부터 거친 전화를 받느라 곤욕을 치른 이동수 교감은 "무조건 욕설부터 시작하는 전화가 한두 통이 아니다"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이 학교는 오후 6시 정규수업이 끝난 뒤 밤 10, 11시까지 학생 800여명에게 야간 자율학습을 실시하면서 도서관이 있는 본관 건물 5층 교실 6칸에 학년별로 성적 우수학생 2개반씩을 운영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학교측은 면학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5층의 성적 우수반부터 별관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먼저 하게 했다. 그 시간 동안 1·2층 1학년, 3층 2학년, 4층 3학년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나머지 학생들은 식사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성적 우수반에 들지 못한 학생들 사이에 "먹는 것도 성적순이냐"며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학교측은 이 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져 비난이 잇따르자 이날부터 저녁식사를 점심식사 때와 마찬가지로 학년별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별다른 뜻없이 한 행동으로 인해 상당수 학생들에게 상처를 줘 가슴이 아프다"며 "이번 일을 통해 교내에서부터 교육적인 배려를 먼저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고 토로했다.
학교측의 원상회복으로 이번 사태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된 우리 교육 현장에서는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다는 생각에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국민일보-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