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양상이 달라졌다
10년전보다 '뇌출혈' 줄고 '뇌경색' 크게 늘어

'뇌졸중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

우리 나라에서 3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뇌졸중도 시간이 지나면서 역학상 적지 않은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은 흔히 뇌혈관의 한 부분이 높은 혈압을 이기지 못해 터지는 뇌출혈과 뇌혈관이 막혀 피가 통하지 않는 부위의 뇌세포가 죽는 뇌경색으로 나뉘는데 최근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환자 발생 양상이 변하고 있는 것.

동아대병원 신경외과 허재택교수가 10년전(1994∼1996)과 최근(2003∼2005) 뇌졸중으로 병원에 온 환자 각각 1천124명과 1천705명을 대상으로 연구 조사한 결과, 뇌출혈 환자는 줄어든 대신 뇌경색 환자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10년전에는 뇌출혈 환자(67.9%)가 뇌경색 환자(32.1%) 보다 배 이상 많았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뇌경색 환자(59.7%)가 뇌출혈 환자(40.3%)를 훨씬 넘어서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뇌졸중 환자들이 10년에 비해 500여명 이상 늘었지만 이중에서도 뇌경색 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식생활 습관의 서구화 등으로 기름진 음식량의 섭취는 늘어난 대신 운동량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 특히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의 증가로 혈관 내 찌꺼기가 쌓이면서 동맥경화가 많이 일어나는 것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인구의 고령화 현상으로 최근 뇌졸중의 유병률은 60·70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50·60대 연령층의 유병률이 높았던 10년전과 대조를 보였다. 성별로는 뇌졸중 환자 중 남성 비율이 10년전 46.4%에서 54.5%로 높아졌다. 여성에 비해 술과 흡연 등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는 남성이 고혈압 등 위험요소의 관리도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계절별로도 뇌출혈과 뇌경색 발병은 달라진다. 뇌출혈은 겨울과 봄,가을의 환절기에 높은 발병률을 보인 반면 뇌경색은 여름에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 겨울의 찬 기온으로 인한 혈관 수축 및 혈압 상승 등이 주원인으로 꼽히는 뇌출혈과 달리 뇌경색은 여름에 무더위로 인한 탈수로 혈액의 점성도(끈적끈적함)가 증가하고, 말초 혈관 확장에 따른 뇌 혈류량의 감소가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허 교수는 "10년간의 시차를 두고 생활 패턴의 변화 때문에 뇌출혈과 뇌경색의 발병률이 달라진 것을 직접 역학조사를 통해 확인했다는데 대해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뇌졸중에 대해서도 국가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명섭 기자 kms01@busanilbo.com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