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깨는 속도가 늦어지면, 간도 힘들어진다
[쿠키 건강] 중견기업의 영업담당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40대 초반 H씨는 최근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 특히 업무와 관련된 긴장된 술자리가 있는 다음날 오전에는 초죽음 상태다.
어렵사리 출근은 하지만 오전 내내 부하직원들의 눈치를 보다 점심시간보다 30분 빨리 나와 회사 근처에 있는 사우나로 직행한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나이 탓이라고 치부하기도 하고, 아직까지 스스로 건강하다고 자부하지만 요즘 들어 간 건강이 특히 걱정이다.
이에 대해 청결 전문 클리닉 해우소 한의원 김준명 원장(한의학 박사)은 “숙취는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간의 기능과 직결된다”며 “예전보다 술 깨는 속도가 늦다는 것은 간 기능이 그만큼 저하돼 있는 것이므로 전문의를 찾아 상담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지방간·숙취는 심각한 간 질환의 전주곡=현재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성인은 자의든 타의든 일주일에 최소 한차례 이상 술자리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심지어 우리나라 성인 남성들의 음주량은 술로 유명한 러시아와 선두 다툼을 벌일 정도다.
음주로 인한 건강의 이상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자신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간 건강에 대해 많이 걱정하면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는 관심이 낮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음주 다음날 몰려오는 숙취는 해장국 한그릇으로 뚝딱 해치우고 말면 그만이라는 인식 때문에, 알코올과 직접 연관되는 간은 상대적으로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간은 잘 알려져 있듯 인체의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다.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으로 한방에서는 ‘장군지관(將軍之關)’으로 불릴 만큼 인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물질을 합성하고, 이 부산물인 노폐물과 독소를 담즙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한다.
만약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해독작용이 활발하지 못하게 된다. 잦은 음주 습관은 간의 알코올 분해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간의 휴식을 방해해 간염이나 간경화로 악화돼 생명에 크나큰 위협을 줄 수 있다.
잦은 음주로 나타나는 첫 증상은 다음날 나타나는 숙취를 들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나지만 대부분 두통과 메스꺼움, 헛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가벼운 숙취는 휴식이나 최소 사흘 이상의 금주 등을 지키면 금방 해결될 수 있고, 저하된 간 기능을 다시 살려주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잦은 음주로 인해 이런 증상을 심화시키고 간 질환의 모든 원인으로 작용하는 지방간으로 확대시키는데 있다.
지방간은 간 속에 중성지방이 50% 이상 축적된 상태로, 특별한 자각증상은 없다. 굳이 자각증상을 찾는다면 일상의 피로함과 과음 후에 찾아오는 우측 상복부의 압박감 정도. 하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그냥 지나친다면 간과 관련된 큰 질환으로 키울 수 있는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간 보호는 절주와 충분한 휴식이 최고=간 보호의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절주와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에 더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김준명 원장은 “대부분의 전문의들은 환자들에게 충분한 휴식, 절주를 권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충실히 지키는 환자들은 드물다”며 “지금부터라도 이같은 생활 습관을 기르면 간과 관련된 질환의 발병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간은 금주만으로도 간이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간 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술을 마실 때도 천천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고 음주를 했다면 최소한 사흘 정도는 절주를 해줘야만 간에서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될 수 있다.
또한 지방간을 피하려면 저지방, 저칼로리 중심의 식단을 구성하고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 그리고 무리한 다이어트로 미네랄과 각종 영양성분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과로 역시 간 기능을 약화 시키는 주범이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해 간을 쉬게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주의사항 중 하나다. 숙취나 지방간과 관련된 자각 증상이 심하다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 치료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한방에서는 지방간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 그 독기‘습열(濕熱)의 기운’이 체내에 쌓여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간 질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술이나 기름진 음식은 습열을 조장하는 대표적인 것이므로 피해야 한다는 것이 여기서 기인한다.
따라서 지방간의 치료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습열을 제거하는 것이 근본이다. 음주로 생기는 습열에는 소변을 잘 보게 하고, 땀을 내도록 해 습열을 제거하는 방법을 쓴다. 음주 후에 다른 질환, 예를 들어 감기에 들었다든지 또는 음주 후에 갈증이 심하게 나고 두통, 현기증이 나는 때에는 습열을 제거해 주는 처방을 하게 된다.
예방에 좋은 음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식단은 섬유질이 풍부한 채식이 좋고, 차는 칡차가 효과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