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좋은 영양만점 봄 ‘실치회’

바다에도 어김없이 봄이 왔다.
화사한 봄 재킷 한 장 걸치고 포구로 나들이 가기에 ‘딱 좋은’ 날씨다. 지금 당진의 바닷가에 가면 싱싱하고 영양만점인 봄 실치를 맛볼 수 있다.



20여 년 전에는 충남 서산의 삼길포가 실치의 주생산지로 손을 꼽았는데, 대호방조제가 생기면서부터 내만이 막혀 실치 생산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때 삼길포 어민들이 실치가 나는 장고항으로 옮겨와 지금까지 실치잡이를 하고 있지만, 장고항의 실치도 옛날에 비해 생산량이 1/5로 줄어 버렸다.서해안의 갯벌 간척 매립사업이 그 원인이다.

실치는 원래 뱅어포를 만들기 위해 잡았다. 김 크기 만한 발장에 실치를 붙여 햇볕에 하루나 이틀 정도 말리면 뱅어포가 되는데, 서민들의 밑반찬과 도시락 반찬으로 많이 애용한 식품이다. 양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지금도 뱅어포는 계속 생산되고 있고, 여전히 밑반찬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장고항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10여 년 전부터 뱅어포보다 실치회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실치회로 올리는 소득도 만만찮다. 실치회를 대중식품으로 개발하면서부터 독특한 실치회 맛을 보기 위해 외지에서 장고항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치회는 3월에서 5월 중순까지만 먹을 수 있는 계절식품. 이 기간이 지나면 먹고 싶어도 먹을 수가 없다. 5월 중순이후에 생산되는 실치는 뼈가 굵어지고 억세져 회로 먹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치는 몸체가 워낙 가늘고 작아 잡히자 마자 죽기 때문에 어장이 가까운 장고항에서만 먹을 수 있고, 이 때문에 실치회가 장고항의 특미식품이 된 것이다.

지금 장고항에서 손님상에 나가는 실치회는 예전에 비해 많이 발전된 음식이다. 먹어본 사람들의 얘기와 조리하면서 새롭게 개발한 노우하우가 쌓여 오늘의 '장고항 실치회'가 된 것이다. 실치회는 싱싱한 실치와 신선한 야채를 듬뿍 넣어 봄향기를 물씬 풍기는 상큼한 음식이다.
갓 잡은 싱싱한 실치를 가운데로 하고, 오이, 당근, 양파, 미나리, 쑥갓, 깻잎을 채 썰어 실치와 함께 보기 좋게 놓고, 참기름을 살짝 둘러치고 양념 고추장과 함께 내놓는다.
먹을 때는 작은 접시에 좋아하는 야채와 실치를 조금씩 덜어내어 양념고추장에 스스로 비벼먹거나,아니면 처음부터 통째 각종 야채와 실치를 비벼서 먹기도 한다. 부드러운 실치가 야채와 함께 씹히는 맛이 독특하다.
약간은 쌉쓰름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갖은 양념과 함께 입안을 감치는 맛이 일품이다. 신선한 야채가 듬뿍 들어가는 실치회는 보기에도 몸에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칼슘이 많은 실치가 봄 야채가 한데 어우러져 신선한 느낌이 우선 건강식에다 미용식으로는 그만일 듯 싶다. 실치회는 술안주로 먹지만, 그냥 영양식으로 먹는 사람도 많다. 좋아하는 사람은 밥을 비벼서 먹기도 한다. 실치회에 실치국이나 바지락탕을 곁들이면 금상첨화.

5월 하순부터 잡히는 실치로는 주로 뱅어포를 만든다. 뱅어포는 통깨와 잘게 다진 파를 함께 섞어 넣은 고추장을 뱅어포에 고루 발라 프라이팬에 구어서 먹기도 하고, 그대로 기름에 살짝 튀겨 먹기도 한다.


실치로 만드는 포는 사실 '뱅어포'가 아니라 '실치포'라 해야 옳다. 뱅어라는 고기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실치포가 뱅어포로 불리게 된 것은 '30여 년 전 금강하구에 실치보다 몸체가 조금 통통하고 큰 뱅어가 많이 잡혀 그것으로 뱅어포를 만들었고, 맛이 좋아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점차 뱅어의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하여 끝내는 생산이 되지 않게 되었고, 대신 겉모습이 비슷한 실치로 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오늘의 뱅어포가 된 것' 이라 한다.

뱅어는 몸집이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고, 주둥이 끝이 뾰죽하다. 뱅어는 살아있을 때는 푸른색 띄며 투명한데 죽으면 백색으로 변한다. 뱅어를 방언으로 '백어' , '녹치', '굉메리', '나루메' 등으로부른다. 지금도 지역에 따라 뱅어포를 '백어포'라 부르기도 하는데, 뱅어의 속명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치의 학명은 '흰배도라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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