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값 급등에 학교 급식비 딜레마
올리자니 학부모 반발 안올리자니 급식 부실 우려
일부 학교 끼당 100~300원 올려..값싼 재료 대체도

연일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폭등으로 이어짐에 학교급식 식재료 값이 덩달아 급등하면서 신학기를 맞아 부산시 초·중·고교가 급식비 인상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특히 급식소 조리원의 인건비도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상돼 급식비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가계 부담이 늘게 됐다.

8일 부산시 일선 학교는 급식비를 올리자니 수업료와 학교운영지원비 등의 동반상승으로 부담을 느낀 학부모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그렇다고 인상을 않으면 급식의 질이 떨어질 것이 뻔해 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냉가슴 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지못해 이미 급식비 한 끼에 100~300원 정도 올린 학교도 있다.

부산시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따르면 일부 학교에서는 지난달 말 학교운영위에서 급식비 인상이 정식 안건으로 채택돼 한 끼 당 100~300원으로 올렸다는 것. 아직 올리지 않은 학교는 3월말까지 새로 구성되는 학교운영위에서 급식비 인상에 대해 정식 안건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A초등학교는 지난달 말 학교운영위에서 올해 급식비를 한 끼에 150원 올린 17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B초등학교는 식용유와 밀가루 등 식자재 값이 폭등하면서 한 끼에 100원을 올려 1700원으로 인상했다.

위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C고등학교는 급식업체가 급식비 인상을 요구해 이달 말 학교운영위가 새로 구성되면 정식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 학교 교장은 "급식업체가 급식비가 오르지 않으면 적자를 면치 못한다고 해 식재료와 인건비 등에 대한 인상 내역을 학교운영위에 보고하라고 했다"며 "업체의 사정도 이해하지만 다른 물가가 동시에 오르고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식자재 납품업계에 따르면 8일 현재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상승 여파로 급식소에 공급되는 식용유(18ℓ)는 2만5000원에서 3만4000원(36% 인상)으로, 밀가루(3㎏)는 3000원에서 3500원(17%), 된장(14㎏)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19%)으로 뛰었다.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하는 급식소 조리종사원의 인건비는 지난해 연간 1026만 원에서 올해는 6% 오른 1088만 원으로 책정됐다. 조리용 가스비도 지난해 초에 비해 20~30% 크게 올랐다.

이런 가운데 학생 급식비 미납액도 크게 늘고 있어 급식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교육청의 조사 결과, 2006년 말까지 1억9864만 원이던 급식비 미납액이 1년 만인 지난해 말에는 4억3670만 원으로 2.2배나 늘어났다.

이 때문에 일부 급식업체에서는 단가가 급상승한 식용유 밀가루 된장 등을 오르기 전 미리 사재기해 상승 압박을 견뎌내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 D초등학교 영양교사는 "급식비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식단을 한우 쇠고기와 같은 단가가 비싼 식재료 대신 값이 조금 덜한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으로 대체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부산시민운동본부 김정숙 상임대표는 "급식비를 올려도 인건비 인상분을 충당하기도 버거워, 학교급식 양질의 개선이 이어지지 않을 것"라며 "정부가 최소한 인건비 등 운영비를 지원해야만 급식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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