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고혈압 콩팥 병들게 한다
■ 암보다 더 치명적인 만성콩팥병
말기 신부전 5년 생존율 40%, 암보다 낮아
3기 이상 중증 60대부터 급증 '요주의'



콩팥은 허리뼈 양쪽으로 2개가 달려 있는 주먹만한 크기의 장기다. 무게도 양쪽을 합해 300g에 불과하다. 그러나 작은 크기에 비해 콩팥의 기능은 놀라울 정도다.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20~25%가 콩팥을 거쳐간다. 콩팥으로 들어온 혈액은 사구체에 존재하는 미세한 필터에 의해 하루 약 200L 정도가 걸러진다. 노폐물과 불필요한 수분을 조절하면서 '인체의 필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우리 몸의 염분 비율을 유지해 주며 혈압조절과 적혈구 생성도 돕는다.

·만성콩팥병, 암보다 더 치명적

만성콩팥병은 콩팥의 기능이 떨어져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된 상태를 말한다. 콩팥병이 악화되면 노폐물이 몸에 쌓이게 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즉 혈압이 올라가고, 빈혈이 생기며, 뼈가 약해지고, 영양 상태가 불량해지며, 신경 손상이 온다.

또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게 되며 이런 현상은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일어나게 된다. 콩팥은 기능이 50% 이상 망가지기 전인 1, 2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병이 깊어진 3기 이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3기 이후에는 치료가 쉽지 않다. 특히 5기에 해당하는 말기신부전 상태가 되면 핏속의 노폐물을 기계적으로 걸려내는 투석을 하거나 콩팥이식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만성콩팥병은 암보다도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한다.말기 신부전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9.9%로 암 환자 평균 5년 생존율 45.9%보다도 낮다.

·당뇨병과 고혈압이 주원인

만성콩팥병의 두 가지 주요한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전체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두 질환에 의한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투석을 시작한 말기 신부전 환자의 약 40% 정도가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신부전이 원인이었다. 당뇨병은 혈당이 높아 몸의 여러 장기, 특히 신장과 심장 그리고 혈관, 신경, 눈에 손상을 준다.

신부전을 일으키는 또 다른 원인은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그 자체로 신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역으로 급-만성 신장질환에 의해 사구체 내의 고혈압이 유발되기도 한다. 대한신장학회 조사에 따르면 투석을 시작한 말기 신부전 환자 중 약 16% 정도가 고혈압이 원인이었으며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다. 이 외에 만성 신질환의 가족력이 있거나, 고령일 경우 발생확률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60대 기점으로 폭발적 증가세

대한신장학회가 오는 13일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7대 대도시에 거주하는 35세 이상 2,393명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통해 '대한민국 만성콩팥병 전국지도'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60대에 접어들면서 만성콩팥병이 급격히 증가하며, 특히 3기 이상의 중증 콩팥병이 60대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특이한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40대 이하와 50대를 비교해 만성콩팥병 3기 이상에 대한 상대위험도를 조사한 결과 50대가 8.3배 높게 나왔으나, 60대에 접어들어서는 상대 위험도가 무려 34.8배나 급증했다. 70대 때는 70배까지 증가했다.

콩팥이식 대기자 수의 적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신장학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투석과 이식 등 대체요법을 받고 있는 말기 신부전환자는 1986년에 2천534명에 불과했으나, 2000년 2만8천46명, 2006년 12월말 현재는 4만6천730명으로 21년 동안 17.4배 증가했다. 2006년 신규로 발생된 환자 수 만 해도 9천197명에 달했다.

한편 대한신장학회는 10~16일을 콩팥건강 주간으로 정하고 부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다양한 무료검진 및 공개강좌 행사를 개최한다. 부산에서는 오는 11일 오후 1시부터 부산KBS홀에서 행사가 마련된다.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부산백병원 복음병원 부산의료원 등이 참가한다. 울산에서는 13일 울산대병원에서, 경남에서는 경상대병원과 마산삼성병원에서 각각 행사가 진행된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ilbo.com

도움말=인제대 부산백병원 신장내과 김영훈 교수



·체크리스트

1 혈압이 올라간다.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면 콩팥이 스트레스를 받게 돼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고혈압은 만성콩팥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2 눈 주위나 손발이 붓는다.

콩팥은 혈액속에 수분이 증가하면 물을 더 많이 내보내고 염류가 많으면 수분을 더 보유해 주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콩팥이 손상되면 수분조절 기능과 염분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해 줄 수 없게 된다.

3 소변 보기 힘들어지고 자주 본다

콩팥병의 주원인인 당뇨병은 신경손상을 유발해 방광의 기능이 떨어진다. 그래서 소변배출이 어렵고 요로감염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4 소변 색깔이 달라진다.

붉은 소변 또는 탁한 소변을 본다.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기기도 한다. 당뇨병이 있을 때 초기 징후가 소변에 알부민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5 신체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면 적혈구가 잘 만들어지지 않아 빈혈이 생길 수 있고 쉽게 피로해진다. 입맛이 없어지며 몸 전체가 가렵기도 한다.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