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학급번호는 몇 번? 키성장 시기 놓치지 마세요
3월과 함께 새학기가 시작됐다. 새 학년에 올라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된 아이들이 가장 처음 한 일은 서로의 키를 재보는 일이었을 것이다. 키에 맞춰 번호를 매기고 앉을 자리를 배정받기 때문이다. 키가 작아 매년 앞 번호만 도맡다시피 하는 아이의 부모는 우리 아이가 다른 집 아이들보다 뒤처지는게 아닐까 싶어 속이 상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은 3세부터 사춘기가 시작되기 직전까지는 성장속도가 일정한 편인데, 보통 1년에 5~6cm정도 자라는 것이 정상이다. 따라서 또래 친구들보다 10cm 이상 작거나, 1년 동안 5cm 미만으로 자랐거나, 계속 앞 번호에서만 맴돌고 있다면 전문클리닉을 찾아 성장관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반대로 또래보다 키가 빨리 커서 뒷 번호를 받았다고 마냥 안심하고 있을 일도 아니다. 유아기를 벗어난 아이가 전년도에 크던 속도에 비해 갑자기 1~3cm 이상 더 자란다 싶으면 이는 아이가 이미 사춘기에 들어섰다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은 성호르몬의 분비가 빨라져 10세 이전에 초경, 몽정 등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성조숙증’일 가능성이 높다.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의학박사.한의학박사)은 “키 성장에 있어서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것은 성장판이 닫히는 시점을 미리 알려주는 일종의 타이머”라고 말했다. 성장판의 상태는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 영양 상태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 중 적절 수준의 성호르몬은 뼈를 잘 자라게 해주지만 2차 성징이 나타날 정도의 농도가 되면 오히려 성장판을 닫히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초경을 시작한 여학생은 다른 아이들보다 월등하게 키가 빨리 자라지만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성장속도가 둔화돼 시간이 지나면 평균키에도 이르지 못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모의 키가 평균치 이하인데도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 키가 또래보다 7~8cm 이상 크거나 초경, 젖멍울 등 2차 성징이 나타난다면 전문클리닉을 찾아 실제 나이와 뼈나이를 비교, 정상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 우선이다.
검사 결과 뼈 나이가 아직 어리다면 성장판이 닫히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는 뜻이므로 수면 중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의 양을 높여주는 방법을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다면 이는 머지 않아 성장판이 닫힌다는 뜻이므로 성장촉진 보다는 성장판이 닫히는 속도를 지연시켜주는 처방을 해야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약물요법과 식이요법을 병행함으로써 사춘기 증상과 성장판이 닫히는 것을 지연시키고, 아울러 운동요법 등을 통해 현재 상태에서 최대한 성장을 유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처방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인스턴트 식품 중심의 식생활에 따른 소아비만이 성조숙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피하고 인터넷, 비디오 등을 통한 정서적인 자극을 줄이는 등 생활습관을 바로 잡아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봄을 맞아 아이 방의 인테리어를 바꿀 계획이 있다면 성조숙증을 막는 색깔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한의학에서는 색이 음양과 오행의 관점에서 인체에 각기 다른 생리작용을 한다고 보는데, 청색은 간과 담, 적색은 심장과 소장, 황색은 비장과 위장, 백색은 폐와 대장, 흑색은 신장과 방광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성조숙증을 예방하는데는 청색 계열과 흑색 계열이 효과적이다. 청색과 흑색은 심리적인 흥분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성장과 관련이 있는 기관들의 기운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가 여자아이라서, 혹은 아이 방은 밝은 색이 좋을 것 같아서 분홍이나 노란 계열의 색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다면 이 기회에 청색으로 바꿔보도록 하자. 검은색은 인테리어의 메인 컬러로 사용하기는 어려우므로 가구나 전자제품 혹은 학용품을 구입할 때 선택하면 좋을 것이다.
◇ 박기원 원장 ⓒ 서정한의원
<도움말 :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의학박사.한의학박사)>
[데일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