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밀값 하룻새 20% 폭등

수출국 식량자원화 심화…애그플레이션 가속 우려


국제 밀 가격이 하루에 20%가 폭등하면서 전 세계적인 물가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오르내리며 요동치는 가운데 밀을 비롯해 옥수수.설탕 등 농산물 가격의 급등이 일반물가를 끌어올리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곡물 자급률이 28%로 OECD 가입국 중 바닥에서 3번째인 우리나라가 곡물 수출국의 ‘식량 자원화’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미국 미니애폴리스 곡물거래소에서 북미산 봄밀 가격은 전일 대비 20%(3.89달러)가 오른 부셸당 23.15달러로 장을 마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옥수수 가격은 장중 부셸당 5.5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콩도 부셸당 14.72달러로 전일 대비 2.35달러 올랐다.


밀 가격의 급등은 주요 밀 수출국인 카자흐스탄이 밀에 수출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공급 부족을 우려한 투기적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이날 카자흐스탄의 아크메잔 예시모프 농업장관은 20%나 상승한 국내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밀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밝혔다. 카자흐스탄 밀은 단백질과 글루텐 함량이 높아 북미산 봄밀과 함께 최고급품으로 분류된다.


이번 조치는 앞서 러시아와 아르헨티나의 밀 수출 규제에 이은 것으로, 가뜩이나 작황 부진으로 부족한 국제 밀 공급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빵용으로 쓰이는 봄밀의 가격은 올 들어 배 이상 상승했고, 지난해 초보다는 4배 이상 상승해 전 세계적인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의 요인이 되고 있다.


밀 가격이 뜀박질하면서 소비국의 사재기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이란과 터키는 비축량을 채우기 위해 상당량의 밀을 구매하겠다고 밝혔고, 가뭄으로 작황 부진이 예상되는 중국도 뒤따를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국제 상품시장에서 밀은 호주 캐나다 유럽연합 등의 지역에서 최근 기상난조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심각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주요 생산국인 미국의 밀 보유량도 60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그동안 안정세를 보여온 국제 설탕 가격도 생산 축소 등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이후 40% 이상 치솟고 올 들어서만 30%가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옥수수도 최근 미국 등 선진국의 환경연료정책으로 바이오연료인 에탄올을 만드는 데 투입되는 양이 많아지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산물 자급률이 미약한 우리나라가 애그플레이션으로 기업들의 이익이 축소되면서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m.com)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