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 높여야 노년기 삶의 질도 높아져
[머니위크]의사들이 쓰는 건강리포트
67세의 김 모 할머니는 최근 들어 음식의 간을 맞추기가 힘들다고 호소한다. 매번 만들어 먹는 나물무침인데도 간을 맞춘다고 애를 쓰지만 결과는 항상 짜다. 나이탓인지 음식의 간을 잘 모르겠다고 한다. 또한 치아도 좋지 않으니 음식 만들기가 귀찮아 좋아하는 반찬 하나 정도로 식사를 때우기 일쑤다. 평소 무릎 관절염을 앓다 보니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게 돼 운동량은 부쩍 줄었다. 그러다 보니 툭하면 소화불량으로 배가 더부룩해져 입맛을 찾을 수가 없다.
이처럼 나이가 들면 우리 몸의 각 신체기관들에서는 노화가 진행된다. 치아가 흔들리고, 잇몸 질환으로 틀니를 해야 하기도 한다. 치아 부실은 음식의 맛과 향에 둔해지게 한다. 그 결과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입맛도 잃어 식사 섭취량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더구나 소화기능의 저하, 심장 및 근골격계 질환으로 건강이 부실해지면서 활동량이 줄어들어 소화기능과 식욕이 더욱 떨어진다. 그뿐이랴. 여러 질환으로 약을 복용하게 되면 그 부작용으로 소화 장애 및 식욕 부진이 추가로 발생하여 영양상태가 더욱 나빠진다. 약물의 대사 역시 저하되어 질환 치료를 어렵게 하는 악순환을 겪는다. 그렇다면 자연적으로 찾아오는 신체의 노화에 맞서 건강한 노년기를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비타민과 무기질 영양소 밀도가 높은 식품을 다양하게 섭취해야 한다.
노년기에는 근육량이 줄고 혈장 단백질인 알부민의 합성이 감소되므로 질 좋은 단백질을 하루에 65~70g 정도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이 증가하므로 열량섭취와 당질의 섭취는 다소 줄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식품의 섭취가 어려워 비타민 D, 비타민 E, 비타민 B1, B6, B12 비타민 C 및 칼슘, 철분, 아연 등의 영양소가 부족해지기 쉬우므로 살코기, 콩류, 저지방우유 등과 같이 비타민과 무기질 영양소 밀도가 높은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치아가 좋지 않으면 적절한 조리법을 활용하여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치아가 좋지 못하면 식사하는데 많은 제약을 받게 되므로 치아 상태와 구강 위생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치아 상태가 나쁘면 음식을 다져서 조리하거나 조리한 음식을 잘게 잘라서 먹는 것이 좋다, 또한 물김치 및 동치미 등과 같이 식욕을 돋우어 줄 수 있는 식품이 도움을 준다. 3끼 식사만으로 적절한 영양 보충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식사 사이에 다양한 영양죽으로 영양을 공급받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수분 섭취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물을 마시러 가기가 어려운 경우, 혹은 소변을 자주 보게 될까봐 수분을 섭취하지 않는 경우, 또는 표현장애로 갈증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 심각한 탈수상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노년기에는 체중 1kg당 30ml 혹은 열량 kcal당 1ml, 또는 하루에 10컵 정도의 충분한 수분의 섭취가 필요하다. 탈수 징후로는 소변량 감소, 체온상승, 변비, 점막건조, 피부긴장도 변화, 정신 착란 등이 있다. 따라서 가족들은 평소 이러한 징후가 나타나는지를 잘 관찰해야 한다.
넷째, 필요 시 영양보충이나 경장영양 등의 적절한 영양공급이 필요하다.
부족한 영양섭취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액상 형태의 영양액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쇠한 노인은 영양 상태와 수분 섭취 정도를 수시로 점검하여 적절한 영양섭취를 해야 한다. 그리고 식사를 하기 전에 구강을 깨끗이 하고, 음식의 색깔이나 식기 등의 변화를 주며, 신체의 움직임과 운동을 통해 열량 소모를 증가시키거나, 친구나 이웃이 함께 식사를 하고, 가끔 우아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는 등 식욕을 돋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식사량이 불충분하거나, 삼킴 곤란, 흡인성 폐렴의 위험성이 있을 때, 그리고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 진행성 파킨슨병, 뇌졸중, 혼수, 진행성 치매, 패혈증, 수술, 화상, 장기 부전증, 우울증 등의 환자에게는 경장영양을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주기적이고 규칙적으로 점검을 해야 한다.
주기적인 체중 점검을 통해 적절한 영양섭취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노인들이 여생을 건강하게 보내려면 좋은 영양상태를 유지하는 게 필수다. 영양 상태가 양호해야 질병 발생률이 낮아지고, 질병의 치료 효과가 높아지고, 병원 통원 치료나 입원 치료 횟수가 줄며,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 노년기 건강한 식생활 유지법
▲ 적은 양으로 자주 먹되 규칙적인 식사를 한다.
▲ 간편하고 노동력이 적게 들어가는 식사를 한다.
▲ 새로운 식사, 새로운 양념, 새로운 조리법을 자꾸 시도한다.
▲ 피곤할 때 쉽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미리 마련해둔다.
▲ 가끔 우아한 환경에서 좋아하는 비싼 식사를 한다.
▲ 가족이나 친구 등 여러 사람과 식사를 하거나, 이웃이 함께 조리하여 먹는다.
▲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 움직임을 늘리고, 식사하기 전에 산보를 하여 식욕을 증진시킨다.
▲ 다지거나, 갈거나, 끓여서 치아에 부담을 덜 가게 하면서 영양소 밀도가 높은 식사를 한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