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노화 막지만 여드름·탈모의 적

14일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의 ‘두 얼굴’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나무의 학명은 ‘테오브로마 카카오’(Theobroma cacao)로, ‘신들의 음식’이라는 그리스어에서 비롯됐다. 명배우 쥘리에트 비노슈와 조니 뎁이 열연한 영화 ‘초콜릿’은 이 음식이 어둡고 음울한 프랑스 청교도 마을을 밝고 생기있게 바꾸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오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스트레스 해소의 명약이며, 연인에게는 사랑을, 노인들에게는 활기찬 에너지를 주는 ‘초콜릿 건강학’을 알아본다.

♠ 단 초콜릿보다는 쓴 초콜릿 = 충치와 비만의 주범으로 여겨졌던 초콜릿이 오히려 성인병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그러나 성인병 예방은 정확히 말해 초콜릿의 효능이 아닌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의 기능에 의한 것이다.

카카오에 함유된 폴리페놀이 암이나 동맥경화, 당뇨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피를 맑게 하며 혈압을 낮추기도 한다. 식품별 100g당 폴리페놀 함유량을 살펴보면 포도주는 100㎎, 녹차는 60㎎에 불과한 데 비해 초콜릿은 800㎎이나 된다. 또 초콜릿의 지방 성분은 사람의 체온보다 약간 낮은 온도에서 녹기 때문에 체력 소모시 초콜릿을 입에 넣기만 해도 피로 회복 효과가 크다.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는 쓴맛이 강하다. 함소아 한의원 장선영 원장은 “쓴맛은 심장의 열과 기를 내려줘 심란했던 마음이나 혼란스러웠던 감정을 다스리면서 편안한 마음 상태로 만들어준다”며 “쓴맛의 이런 성질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잡생각이 많아 머릿속이 복잡한 경우, 화가 나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을 때에 초콜릿을 먹으면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설탕이 많이 들어간 밀크초콜릿보다는 쓴 맛이 강한 다크초콜릿을 적당히 먹는 게 좋다.

초콜릿은 피부 노화예방에도 좋다. 카카오의 성분인 폴리페놀은 항산화 물질로, 콜라겐, 엘라스틴 등 체내 단백질 성분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또 코코아 안에 함유된 비타민 성분도 건조한 피부에 보습과 영양분을 공급해주고 코코아 알갱이는 모공을 깨끗하게 한다. 초콜릿으로 전신 마사지를 할 수 있는 초콜릿 스파나 초콜릿 화장품 등이 등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단 피부 트러블이 있거나 민감한 피부에는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초콜릿 스파 등은 금물이다.

집안에서도 간단하게 초콜릿 팩을 할 수 있다. 이 때에는 설탕이나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100% 카카오 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선 우유 또는 물에 카카오 가루를 섞어 걸죽하게 만든 다음 얼굴과 몸에 펴 바르는데, 노화를 방지하는 비타민E 성분이 풍부한 아보카도나 오트밀 가루를 섞어 사용하면 미용에 더 좋다.

초콜릿 목욕을 할 때에는 욕조에 물을 3분의 1 가량 채운 뒤 카카오가루 8분의 1컵과 탈지분유와 거품 목욕제를 각각 3분의 1컵, 반컵을 섞은 뒤 몸을 담그면 된다.

♠ 여드름·탈모의 적 = 초콜릿이 때로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아토피 환자들에게 초콜릿 속의 과다한 당분은 상극이다. 당분은 몸 속의 미네랄과 결합돼 활성산소를 만들어낸다. 이 활성산소가 당분과 만나면 피부세포를 파괴하며 아토피를 악화시키는 과산화지질이란 성분을 생산해내기 때문이다. 초콜릿에 함유된 유제품도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아토피 환자들에게 좋지 않다. 또한 고열량의 초콜릿이 잉여 지방으로 쌓이면 체내에 열을 발생시켜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가려움증도 더 심해지기 마련이다.

탈모 환자에게도 초콜릿은 좋지 않다. 초콜릿에 다량 함유된 당은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면 혈액 중 당 농도(혈당)가 너무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평소보다 더 많은 탄수화물과 지방이 혈액 속을 떠다니며 혈액을 탁하게 한다. 또한 과잉 지방은 혈액의 점도를 높여 원활한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 이렇게 악화된 혈액순환은 모근에 대한 영양공급을 방해,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피지 분비량을 증가시켜 비듬을 증가시키고 그 여파로 지루성 탈모를 자극시킬 수 있다.

흔히 달콤한 밀크초콜릿을 먹는 것보다 씁쓰름한 다크초콜릿이 상대적으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두 초콜릿 모두 열량에는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살찔 걱정을 하는 사람이라면 양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

또 어린이들에게는 카페인 과잉 섭취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반 성인의 경우 초콜릿에 들어 있는 소량의 카페인에는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가 별로 없는 편이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기호식품에 대한 제어하는 힘이 부족해서 과잉 섭취하기 쉽고 어른에 비해 부작용의 정도가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체중 15㎏의 만 5세 어린이가 하루에 초콜릿 한 개와 콜라 한 캔을 마신다면 일일섭취기준량인 37.5㎎을 초과한 39㎎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초콜릿을 줄 경우 소량씩만 먹게 하고 기타 카페인 함유 식품을 함께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초콜릿이 직접적으로 피부에 자극을 주지는 않지만, 유분과 당분, 카페인 등의 성분이 아토피나 여드름 같은 피부 트러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이런 남성에게는 초콜릿 대신 다른 선물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권했다.

이승재기자 lee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