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값 고공행진..서민지갑 얇아진다
생필품 가격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 때문에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해왔던 식품업체들이 설 연휴 이후에도 국제 곡물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되자 가격 인상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납품업체들의 가격 인상 요구를 거절해 오던 유통업체들도 최근의 원자재가 인상이 납품업체의 감내 수준을 넘었다고 보고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물가 인상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3% 후반까지 치솟은 소비자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생필품 가격 더 올라
정부의 물가 안정정책 때문에 가격 인상 시기를 설 이후로 미루었던 식품업계는 더 이상 원가 인상 압박을 감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예상되는 식품의 가격 인상 폭은 라면과 국수가 10% 안팎, 빵과 스낵류, 오렌지주스 등은 20∼30%가량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18일께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탄산과 주스류 등 전 제품에 걸쳐 5∼12% 올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해태음료도 지난해 2월에 이어 올해도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해태음료 관계자는 "국제 오렌지 농축액 가격이 지난해 100% 이상 올랐지만 가격 인상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이번에는 원가 부담이 큰 주스류를 중심으로 적절한 가격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전 제품에 걸쳐 7∼13%의 가격을 올렸던 농심도 이달 중 가격 인상을 단행키로 했다. 650원이던 농심 '신라면'은 750원대로 인상될 전망이다.
매일유업은 지난달 흰우유의 가격을 8.5% 인상한데 이어 바나나우유 등 가공유와 주스, 커피 등 음료가격도 10% 미만 선에서 올릴 계획이다.
롯데, 해태, 오리온 등 제과업계도 내달까지 주요 품목에 대한 제품 리뉴얼을 실시, 10∼20%가량 제품값을 올릴 예정이다. 파이류, 아이스크림 등 일부 제품은 이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PL 상품 가격도 '꿈틀' 적어도 7∼8% 인상 불가피
그동안 가격거품을 제거하며 물가안정에 기여해 왔던 자체브랜드(PL) 상품의 가격도 꿈틀거리고 있다.
이마트는 PL 제조업체들과 본격적인 가격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납품업체들의 인상폭이 두자릿수여서 최소한 7∼8%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마트는 밀가루, 콩 등의 가격이 크게 올라 라면, 간장, 된장 등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마트도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PL 상품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이경상 이마트 대표는 지난달 "밀가루, 콩, 펄프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설 명절을 지낸 뒤 3월부터 식품류 PL 상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마트는 가격 인상 요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제조업체와 나눠서 분담하는 식으로 인상폭을 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구체적인 인상폭은 곧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제조사들은 유통업체와 판매 가격 반영을 놓고 협상에 나서는 한편 체감되는 가격 인상 폭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yoon@fnnews.com 윤정남 홍석천 박신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