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 식료품값 잡기 위해 ‘가격 통제’…“오히려 물가 상승 할 것” 지적
[쿠키 지구촌] 전세계적으로 식료품 가격이 올라가면서 ‘가격 통제’라는 위험한 정책을 시행하는 개발도상국이 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직접적인 가격 통제가 소비자의 부담을 덜기 위한 효율적 조치로 보이지만 결국은 시장경제를 왜곡해 더 급격한 물가 상승을 불러일으키는 악수(惡手)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달 돼지고기, 계란 등 농산물 가격을 올리기 전에 국가의 허가를 받도록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을 허용한 사례는 없다. 태국은 인스턴트 국수와 식용유 품목에, 러시아는 빵과 우유, 베네수엘라는 우유와 설탕 가격을 정부가 통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식품 가격을 감시하고 주요 식품의 재고를 관리하는 국가 물가위원회(NPC)를 신설했으며 물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원을 접수하기 위한 24시간 전화까지 개통했다.
개도국 정부들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이머징 마켓의 식료품 수요 증가, 고유가로 인한 경작·운송비용 상승이 맞물리며 식료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보고서에 따르면 24개 개도국의 지난해 식료품 물가는 11%나 급등해 2006년의 4.5%에 비해 배 이상 올랐다. 개도국의 지난해 일반 물가 상승률은 6%였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지난해 말 식용유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3명이 압사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멕시코,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식료품값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가격 통제 정책이 공급 기피와 사재기 현상을 부추겨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뿐 아니라 향후 정책을 철회할 경우 더욱 가파른 물가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 정부에서 가격 통제 정책을 사용했다가 실패하면서 심각한 인플레에 시달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