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만인'이 찍어먹는 간장종지 '퇴출'
초등학교 교사 조모(29.여.부산 서구)씨는 찬 바람이 부는 계절이 되면 길거리 어묵 좌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겨울의 맛'을 즐기지만 찜찜한 생각이 든다.
"보통 뚝배기 같이 큰 그릇에 간장을 가득 담아놓고 모든 손님이 어묵에 간장을 찍어먹게 하는데 이 사람 저 사람이 베어 문 어묵에 묻은 침이 섞일 것 같아 찝찝합니다"
부산시가 음식 노점상 또는 분식집에서 간장 종지를 한 개만 두고 다수의 손님이 찍어먹게 하는 관행을 개선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부산시는 23일 학교 주변, 유흥업소 밀집지 등에서 영업하는 노점상, 분식점, 포장마차 등을 상대로 어묵이나 튀김을 판매할 때 공동 간장 종지를 내놓는 것을 자제하고 손님별로 작은 종지에 따로 담은 간장을 제공하도록 지도하라는 지침을 16개 구.군에 내려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구.군은 판매업소의 종지 제공 실태를 조사하고 공동 종지를 사용하는 업소에 대해 개인 종지를 쓰도록 행정지도하고 있다.
21∼23일 관내 40여개 판매업소를 상대로 점검 활동을 펴고 있는 동구청 관계자는 "조사 결과 어묵 판매업소의 90% 이상이 별 생각없이 공동 간장 종지를 내놓고 있었으나 개인별 종지의 필요성을 설명하자 업주들도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최근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불특정 다수가 공동 간장 종지에 음식을 찍어먹는 습관이 위 속에 기생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전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지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대부분 노점상 등 무허가 업소인 탓에 법적 처벌 규정이 없어 업주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가 판매자에게 개인 종지를 요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성대 식품생명공학과 류병호 교수는 "간장 종지를 공동으로 사용하면 간장이 각종 미생물, 세균에 오염돼 전염병을 퍼트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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