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이 약국으로 달려간 까닭은?
졸음방지껌 등 기능성 3종
전국 2만여곳에 위탁판매
롯데는 신유통채널 개척
약국은 새수익원 창출
껌이 동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의 전유물이란 편견을 버려야 할 것 같다. 껌도 의약품처럼 약국에서 약사에게 돈을 주고 사먹는 시대가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롯데제과는 10일부터 전국 약국에서 ‘졸음 올 때 씹는 껌’, 충치 예방용 ‘치아에 붙지 않는 껌’ ‘상쾌한 목을 위한 껌’ 등 3종의 껌 판매를 개시했다.
유통매장에 국한됐던 롯데 껌의 유통채널이 약국으로 확산되면서 사실상 롯데 껌의 ‘즐거운 일탈’이 시작된 것. 롯데 껌의 화려한 외도는 롯데제과가 1967년 껌사업을 시작한 지 꼭 40년 만이다.
동네 약국과 바람난(?) 롯데 껌은 목 건강이나 충치 예방, 졸음 억제 등에 효과적인 기능성 제품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롯데제과의 간판 브랜드다. 롯데제과는 이와 관련, 최근 대한약사회 측과 전국 2만개 회원 약국에서 롯데 껌을 위탁판매하는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롯데제과는 이번 외도를 통해 껌 매출이 증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약국 영업이 본격화하는 하반기 이후에는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롯데 측 판단이다. 롯데는 껌뿐만 아니라 당뇨나 아토피 및 성인병 환자 등을 위한 약국용 기능성 과자도 추가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약국 부문 매출 목표는 30억원이다. 내년에는 20% 이상 매출 신장을 자신하고 있다.
롯데 껌이 약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이렇다. 건강 이미지가 강한 약국을 통해 기능성 껌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이점 때문이다. 롯데 껌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배가시켜 경쟁 제품보다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도 일탈 행보에 일조했다.
이유는 또 있다. 약국은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처럼 동네 곳곳에 입지한데다 고객 타깃이 껌과 같은 과자류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다. 유통채널의 다양화 효과도 롯데 껌이 약국행을 선택한 배경 중 하나다. 약국 입장에서도 1통에 5000원씩 하는 롯데 껌이 매출 증대 욕구를 자극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시중 약국은 최근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등 약 이외의 새로운 수익원 개발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이익재 롯데제과 부장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약국과 같은 새로운 유통채널을 개발하고 있다”며 “약국 등이 미래형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도록 총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에는 약국용 과자나 캔디 등 기능성 상품을 집중 개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롯데 껌의 일탈에 대해 제과업계에선 신유통채널 개척이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약사가 의약품과 껌 등을 함께 취급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 껌의 이번 약국행이 블루오션을 제시하는 성공적인 ‘즐거운 일탈’이 될지, 아니면 일각의 주장처럼 스캔들만 무수한 ‘불륜의 외도’로 종지부를 찍을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m.com)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