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키 클리닉]사춘기 너무 이른 아이 콩류 섭취 줄여야 쑥쑥

지난번 콩과 관련된 칼럼을 쓴 뒤로 적잖은 문의가 왔다. 일부 영양학자들은 콩을 많이 먹는다고 사춘기가 빨라지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최근에 내원한 여자 아이를 보면 필자가 왜 이런 논란을 일으키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진료실 책상 위에는 며칠 전 어머니와 내원한 민지수라는 여자 아이의 혈액 검사지가 놓여 있다. 3가지 여성호르몬검사 결과가 기록되어 있는데, 에스트라디올2(Estradiol2)는 19.23ng/㎖, 황체형성호르몬(LH)은 0.07㎖U/㎖ 이하, 난포자극호르몬(FSH)은 2.18㎖U/㎖로 기록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 수치면 1년 이내에 초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문제는 지수는 이제 겨우 만 5살 9개월 되었을 뿐이라는 점이다.

지수 어머니는 늦게 얻은 딸이 최근에 신체적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 같아 걱정되어 내원했다고 한다. 부모가 모두 작아서 다 커서도 키가 작을까봐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아이가 가슴이 도톰하게 나오고 치아는 벌써 아랫니가 4개 윗니가 2개나 빠지고 다시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작년 3월부터 9개월간 8㎝나 컸다고 한다. 내원 당시 지수의 키는 120.7㎝로 꽤 큰 편에 속했다. 지수는 인스턴트나 튀김 종류, 새우나 조개 같은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음식은 잘 안 먹지만, 어머니가 콩을 좋아하는 영향으로 콩과 관련된 음식을 자주 많이 먹을 뿐이라고 했다.

지수는 겉으로 봐서는 보통 아이들의 모습 정도여서 혈액검사를 해보자고 한 뒤에 일단 콩과 관련된 음식을 적게 먹이라는 당부를 하였다. 그리고 콩 1g에 평균 1㎎의 이소플라본이라는 식물성 여성호르몬이 함유되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혈액검사 결과를 본 후 지수에 대한 어머니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머니께는 다시 한번 강조를 해야 했다. 콩에는 다량의 식물성 여성호르몬이 들어 있기 때문에 당분간 지수에게는 먹이지 말아야 하고, 콩과 관련된 모든 음식이 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여성호르몬 분비가 있는 5살 지수에게 여성호르몬 분비를 낮추고 사춘기 발달을 지연시킬 수 있는 한약을 처방하면서 우선 3개월간 지켜보자고 했다. 식이성 원인이라면 3개월 사이에 여성호르몬이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가 좋다면 사춘기 발달을 걱정하지 않고 정상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콩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음식을 어린 나이에 너무 지나치게 먹게 되면 사춘기 발달이 빨라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스포츠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