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약 먹을 땐, 된장 너무 많이 먹지 마세요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우울증 환자가 항우울제를 복용 중이라면 된장, 배추김치를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혈압이 높은 사람은 '티라민'이 다량 함유된 치즈, 닭의 간, 정어절임, 된장, 배추김치 등을 많이 섭취할 때 약물을 복용할 경우 유해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산하 국립독성과학원 이효민 위해관리기술연구팀장은 최근 열린 식품안전열린포럼에서 "특정 약물 복용자의 경우 티라민이 다량 함유된 치즈, 닭의 간, 된장, 배추김치 등을 과다섭취할 경우 주의사항 전달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명확하게 티라민의 인체유해성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항우울제, 항결핵약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거나 고혈압환자, 선택적으로 약물대사 능력이 낮은 사람은 이들 발효식품의 과다섭취에 대해 관심을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건강식품 된장·배추김치도 과유불급
일찍이 된장, 양조간장이 발효숙성되는 과정에서 아미노산의 탈탄산작용 등에 의해 바이오제닉아민(히스타민, 티라민 등)이 생성되므로 '식중독'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실제로 장기간 숙성시키는 발효음식 중에서 바이오제닉아민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히스타민은 신경전달계, 알레르기 등에 영향을 미쳐 중증의 설사, 숨참, 가슴떨림 등이 보고됐다. 티라민은 말초혈관자극에 의한 혈압상승 및 박동증가 등이 알려져 있다.
문제는 시판중인 항우울제(moclobemide, Selegellne)에 티라민이 다량 함유된 음식물을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 또는 경고문구가 있음에도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
정부의 의약품정보에서는 moclobemide, Selegellne 각각 '티라민이 다량 함유된 음식물을 과량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티라민이 풍부한 음식(치즈, 적포도주, 닭의 간, 청어피클 등) 섭취시 고혈압 발생위험이 증가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효민 팀장은 "히스타민이나 티라민이 인체에 유해하다고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물섭취군 및 티라민이 다량 함유된 치즈, 닭의 간, 된장, 배추김치 등 과다섭취군에게 주의사항 전달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이 팀장의 연구에 따르면 된장, 배추김치, 양조간장 등의 히스타민과 티라민을 섭취했을 때 유해한 영향이 우려되지 않았지만 보다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소비자 알권리 차원에서 과다섭취 및 약물복용군에 대한 정보전달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전통식품 보호 vs 과학화로 세계화
일각에서는 된장, 배추김치를 과다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섣불리 주의할 경우 전통식품에 대한 그릇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도 히스타민, 티라민 등 바이오제닉아민의 인체유해성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저감화사업을 추진해야 하는지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발효식품 특성상 된장, 젓갈 등은 여러 가지 미생물들이 관여하기 때문에 1~2가지 균만으로 관리되기 힘들어 히스타민, 티라민의 저감화 사업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된장, 배추김치 등 발효식품의 장단점을 간과하고 유해성이 밝혀지지 않은 히스타딘, 티라민을 줄이려고 한다면 맛과 품질이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부산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박건영 교수 역시 기고글을 통해 "된장 속에서 바이오제닉아민 생성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유효성분들에 의해 보호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직까지 이들에 의한 인체유해성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여자대학교 노봉수 교수는 "티라민의 경우 일부 된장에서는 인체유해가능성이 근접할 수치가 측정됐으므로 히스타민보다 주목해야 한다"며 "전통발효식품 뿐 아니라 묵은지 등 장기간 숙성시키는 음식에 초점을 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주애기자 yju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