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다 오히려 탈! 아동비만관리서비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복지부가 비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아동비만관리 바우처사업'의 문제점이 하나둘 제기되고 있다.

아동비만관리 바우처사업은 올해 8월부터 비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생활체육자 등이 생활습관, 식이습관, 운동교실 등을 통해 비만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로, 서비스 이용을 위한 바우처(특정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는 상품권)를 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는 본인부담을 뒀다.

이 서비스를 관할하는 전국 단위사업자로는 현재 에버케어(한국청소년연맹)과 국민체력센터(엑스포웰) 두 곳이 선정돼,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 비만아동관리서비스가 말 그대로 비만아동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이용 아동과 학부모는 쉬쉬하며 눈치를 보고 있고 사업자 역시 수요자가 한정돼 있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살 빼려다 맘까지 다치는 아이와 부모

지난 달부터 에베커어의 비만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의 비만관리를 하고 있는 학부모 윤지애씨(36.가명)는 요즘 속이 속이 아니다.

지난 달 24일 피구 운동교실을 다녀온 아이가 오른쪽 발가락이 다쳐 4주 진단을 받은 것.

안그래도 아이가 다쳐 속이 상한 데 관리업체의 뒷처리에 한번 더 마음을 다쳤다. 해당관리 업체인 에버케어 측에 따르면 이 운동서비스는 단체상해보험에 가입돼 있어 치료비가 20만원을 넘길 경우에만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것.

게다가 치료비는 체육관 측에서 줄테니 기다리라는 말에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느냐고 항변하자 "별일도 아닌 데 큰소리 친다"는 담당자의 말에 격분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담당 선생님이 연락이 안돼 본사로 연락했더니 15만원을 위로금이라고 들고 왔는데 이렇게 말해 어이가 없었다"며 "지금은 15만원 가져가고 우리 딸 발 원래대로 해달라고 픈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상황에 대해 5일 에베커어 관계자는 "서비스 시행 후 처음으로 나타난 상해사고"라며 "담당자가 말을 전하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운동 과정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아이에게 발이 밟혀 생긴 골절사고"라며 "보험약관을 미리 공지했음에도 보험처리가 미흡하다 느끼는 학부모의 마음을 아는 탓에 위로금도 지급하는 등 원만히 해결되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 지원금 4만원, 만보계만 10만원? 서비스부실 우려

아동과 학부모가 느끼는 아동비만관리서비스의 문제는 내용적인 부실함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에버케어와 국민체력센터 각각 메디컬비만관리와 운동중심관리를 표방하며 각각 특성화된 비만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먼저 에베케어의 관리는 비만관리간호사가 자택을 방문, 비만도를 분석하고 고도 비만일 경우에는 피검사까지 의뢰해 아동의 생활습관, 식이습관, 가정환경을 분석하고 부모의 심리상담도 병행한다.

이와 더불어 방과 후나 '놀토'(노는 토요일) 등에 각 구별로 아동 수요에 맞는 특정 장소를 빌려 전문운동처방사들이 비만에 효율적인 운동관리를 시행한다.

국민체력센터 ES 클럽이 운영 중인 아동비만관리는 '기초스포츠영어'를 컨셉으로, 주 2회 1일 1시간씩 체육관 및 학교 운동장에서 진행된다. 이 서비스도 월 1회 어린이 건강체력측정·진단·운동서비스(처방결과 학부모와 인터넷 공유)를 진행하고 있다.

또 주 2~3회 어린이 식이생활습관을 모니터링하고 교정 안내 서비스 및, 수준별 인터넷 일일 영어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주 2회 전화로 상담하고 한 달에 한 번 방문하는 꼴인데, 처음에는 대단할 걸 하는 것 같다가 실제로 보면 별게 없다"며 실망감을 전한다.

한 학부모는 "원래 방과 후에 다니던 태권도 수업도 이것 때문에 빠지고 집합장소까지 개별적으로 가느라 부모들이 더 발품을 팔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불만에 대해 에버케에 관계자는 "국가지원금은 실제 4만원이지만 아동의 비만관리를 위해 특별히 지급하는 만보계만 10만원을 호가한다"며 "비만아동을 특정을 하다보니 수요도 적고 그만큼 심리적으로 신체적으로 공을 들이지만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전국 사업자가 2곳 뿐이다보니 전국에서 요청하면 시간과 돈을 들여 어디든 가야되는 상황"이라며 "심지어 울등도까지 배 타고 간호사가 직접 비만아동 가정을 방문한 경우도 있지만 이런 특수한 상황에도 별도의 정부 지원금은 없다"고 전했다.

◇ 미국은 아동비만서비스 역풍, 종합관리 절실

복지부 차원에서 비만아동관리서비스가 시행되다 보니 교육 당국의 협조도가 낮아 관리업체의 고충과 더불어 실제 성과도 얼마나 높아질 지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국민체력센터 관계자는 "아이가 왕따될 것을 우려하는 학부모와 학교의 우려 때문에 비만아동관리를 별도로 밖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교육 당국 차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면 오히려 비만관리사업은 효율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학교에서 시행 중인 급식도 정부차원의 아동비만관리사업과 연계하게 되면 보다 종합적인 식습관 관리가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너무 지나친 정부차원의 아동비만관리 사업이 오히려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비만아동을 선정해 학교 내에서 하게 되면, 아이를 공식적으로 '뚱보' 낙인을 찍을 수 있어 아동 자신의 자기혐오나 또래 아이들로부터 왕따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

실제로 미국 아칸소주에서는 정부차원의 비만퇴치 노력에 학부모들이 반발, 학생들의 BMI 측정을 의무화했던 규정이 철회돼 학부모가 원할 경우에는 측정을 거부할 수 있도록 변경되기도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현재 비만아동관리서비스와 아동인지능력향상서비스 등 아동대상 바우처 사회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사업초기 노출된 서비스 내용과 가격 등 문제점을 반영해 2008년도 전국 사업자를 오는 19일까지 신청 접수받아 연내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석유선기자 sukiz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