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여성 심혈관질환, 뇌졸중 여성이 더 위험하다
남성보다 고령에 발병하기 때문에 사망률은 더 높아
폐경기 따른 호르몬 불균형·질병에 대한 인식 부족도 원인
지난 1999년부터 암에 이어 대한민국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해온 뇌졸중. 흔히 중풍이라고 불리는 뇌졸중은 단일 질환만으로 따져본다면 사망원인 1위이다. 뇌졸중은 일반적으로 ‘남성 질환’으로 인식돼왔지만 남성보다 여성의 사망률이 오히려 더 높아 여성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통계청의 2005년 ‘한국인의 사망 원인’ 조사를 보면 한 해 동안 뇌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인구 10만명당 64.3명이다. 남녀를 비교해봤을 때 남성은 61.2명, 여성은 67.3명으로 사망 원인으로서의 뇌졸중은 여성에게 더 치명적이다.
여성 뇌혈관계 질환이 남성보다 치사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남성에 비해 여성 뇌졸중 발병연령이 약 5년 정도 늦은 것이 여성 뇌졸중 사망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남자는 흡연·음주로 혈압을 잘 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자에 비해 위험인자를 많이 갖고 있다. 또 여성에게서 분비되는 호르몬 에스트로겐은 뇌졸중 예방효과가 있으므로 50대 이전의 여성은 상대적으로 뇌졸중 발생이 적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서울지역 뇌졸중 환자 발생률을 보면 인구 1000명당 남성은 1.8명, 여성은 1.2명으로 전체 환자는 남성이 더 많다. 그러나 뇌졸중으로 입원한 환자의 평균연령은 남성 59~60세, 여성 64~65세로 약 5년의 차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고령에 질병이 발생하면 예후가 좋지 않을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여성의 발병 후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뇌졸중이 중년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데는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이 있다. 높은 위험도와 발병률에도 불구하고 질병에 대한 인식이 낮아 예방관리를 하지 않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폐경기, 동물성 지방 섭취 증가에 따른 변화된 식습관, 여성의 흡연율과 음주율 증가, 과체중과 운동 부족, 스트레스 증가 등 여러 위험 요인이 가중돼 여성 뇌졸중 위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중년 여성의 건강에 있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시기가 바로 폐경기다. 이때 보통 부인과 질환을 더 걱정하는데 실제로는 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더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에스트로겐 감소에 따른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폐경에 따라 콜레스테롤 분비를 조절해주는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면서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이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해 뇌졸중과 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심장학회 저널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콜레스테롤, 혈압, 몸무게 등의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가 조기 폐경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가 폐경을 4년 이상 앞당길 수 있으며 이러한 위험인자가 난소혈관에 동맥경화를 불러와 여성의 조기 폐경을 가져올 수 있다. 뇌졸중과 심장병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가 폐경도 앞당기는 것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48세이다. 따라서 아내가 중년에 접어들었다면 건강검진을 통해 콜레스테롤, 혈압 등의 수치를 알아보고 함께 관리하는 것이 아내를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에서 멀어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성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의식 개선이다.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생활습관을 변화시키고 질환의 조기 발견을 위한 전조현상 교육을 국가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심혈관계 질환 예방 및 관리 정책을 지난 30년간 시행해왔다. 그 결과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30년 동안 무려 절반 이상 심혈관계 질환 사망률이 감소했다.
미국심장협회는 미국 여성 사망 원인 1위인 심혈관계 질환을 관리하기 위해 2004년부터 전국적으로 여성 심혈관질환 예방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고 레드 캠페인(Go Red Cam paign)’이라 불리는 이 여성 심혈관질환 예방사업에는 전 영부인이자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도 참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여성 심혈관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활동이 충분하지 못하다. 2002년부터 보건당국은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ealth Plan 2010)을 마련하고 심혈관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시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여성 심혈관질환 예방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책은 아직 추진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여성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정책도 미진하지만 개개인의 예방을 위한 노력도 미흡한 형편이다. 주부의 경우 가족의 건강을 챙기다가 정작 자신의 건강관리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옆에서 검진을 받도록 이끌어주는 남편의 몫이 중요하다.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은 식습관, 운동, 약물요법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므로 가족 전체가 생활습관을 바꾸는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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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심혈관질환 예방법
건강식단과 운동은 기본
저용량 아스피린 매일 복용하면 도움
뇌졸중·심근경색 등 여성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 2007년 미국 심장학회에서는 여성의 심혈관질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미국 심장학회는 많은 여성이 심혈관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심장 건강에 좋은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뇌졸중 예방을 위해 모든 여성에게 치료의 이점과 이상반응 발생 위험을 적절히 평가해 아스피린 요법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심장학회에 따르면,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만으로도 심장발작과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고 하루 100㎎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면 심장병은 44%, 뇌졸중은 48% 감소된다는 것이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미국심장학회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도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권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저용량 아스피린에는 오리지널 제품인 바이엘 아스피린 프로텍트 외에 국내 제품인 한미 아스피린, 영진 아스피린 등이 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 내과 채인호 교수는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서로가 식습관·운동습관을 챙겨야 한다”며 “고혈압·당뇨 등의 뇌졸중 위험인자를 보유한 사람과 폐경기 여성의 경우 위험도가 증가하므로 평소에 위험인자를 잘 조절해야 하며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환자 스스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단계별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을 초래한다. 따라서 다른 어느 질환보다 환자 본인이 위험인자를 파악하고 자신에 맞는 예방활동에 절대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생활수칙
- 금연이 필요하며 금연 시에는 상담, 니코틴 대체요법, 기타 금연보조요법을 사용할 것
- 거의 매일 60~90분간 빨리 걷는 수준 정도의 운동을 할 것
- 포화지방 섭취량을 총 섭취열량의 7% 미만으로 줄일 것
- 생선류나 기타 오메가3 지방산이 함유된 식품을 주 2회 이상 섭취할 것
- 호르몬 대체요법이나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 계열의 골다공증약(랄록시펜 등)은 심장질환예방을 위해 권고하지 않음
- 비타민 E, C, 엽산, 베타카로틴 같은 보급제는 심장질환 예방효과가 없으므로 복용 필요 없음
- 심장질환 위험 여부에 상관없이 65세 이상 여성이면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고려할 것
- 심장질환 고위험군 여성은 LDL 콜레스테롤을 70㎎/㎗ 미만으로 낮출 것 자료: 미국심장협회
/ 박준동 기자 jdpark@chosun.com
[위클리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