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많은 음식먹고 입맛관리 ‘신경’



“우주에서 건강 관리 잘못했다가는 지구에 돌아와서 뼈도 못 추립니다.”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 선정된 고산씨(30·한국항공우주연구원)가 전하는 우주생활이다. 그 이유는 우주공간이 무중력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우주방사선이라 불리는 빛 에너지도 존재한다. 이로 인해 우주비행사는 식욕부진, 골밀도 및 근육 감소 등 생리적 문제가 발생한다. 우주인들은 우주에서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떻게 건강 관리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본다.

■우주인은 입맛이 없다

지상과 달리 중력이 거의 ‘0’인 우주에선 허리 아래쪽에 몰려 있던 혈액과 세포액이 허리 위로 올라온다. 이 때문에 코와 목이 부으면서 향과 맛을 느끼는 신경이 무뎌지는 것. 평형감각을 잃어버려 생기는 우주비행멀미도 식욕을 떨어뜨린다.

특히 무중력 환경에선 눈, 세반고리관, 관절 등 우리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감각기관과 이를 관장하는 뇌 사이에 일대 혼란이 오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입맛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또 우주에서 장기간 머물게 되면 뼛속의 칼슘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 뼈가 약해지게 된다. 중력이 약한 우주에서는 뼈에서 칼슘이 한 달 평균 1%나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라진 칼슘은 신체 곳곳으로 퍼져나가 콩팥 결석과 피부의 각질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 지구에 돌아온 우주비행사들의 뼈가 잘 부러지는 것도 칼슘이 빠져나갔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우주인들의 우주식은 일반 음식보다 많은 칼슘을 함유하고 있다.

■우주식품은 무엇이 다른가

우주식품은 우리가 집에서 먹는 음식과 다르다. 우선 우주선을 우주로 발사하기 위해선 우주선의 무게를 최대한 줄여야 하기 때문에 우주식품은 무게가 가볍다. 때문에 현재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우주식품은 지상에서 먹는 컵라면처럼 수분이 제거된 건조된 상태다.

우주인들은 이렇게 건조된 형태의 식품을 뜨거운 물을 부어 복원시켜 먹는다. 그러나 우주공간에서 공급되는 뜨거운 물의 온도는 약 70도 정도로 지상에 비해 낮기 때문에 이들 우주식품들은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복원되는 특성이 있어야 한다.

또 일반음식에는 식중독균, 발효균, 부패균 등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하는데 아무리 우리 몸에 이로운 젖산균이라 할지라도 우주공간에서는 위협적인 존재로 변해 우주인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때문에 우주식품은 완전 무균상태로 보관돼야 한다.

■맛있는 우주식품을 개발하라

우주식품은 말 그대로 우주선, 우주정거장 등 우주공간에서 우주인이 먹을수 있도록 만든 식품이다. 하지만 음식문제로 인한 우주인들의 스트레스는 심각하다. 대부분의 우주식품이 건조 인스턴트 식품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주인에게 제공되는 우주식품은 수분 함량과 가공 방식에 따라 크게 6종류로 나뉜다. 대부분 건조시킨 맛없는 쇠고기와 과일, 야채가 주를 이룬다. ISS를 다녀 온 우주인 중에는 우주식이 맛없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꽤 많다.

미국과 러시아 등 우주개발 선진국도 자국의 우주인에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우주식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해 식품회사인 대상, 오뚜기 등이 힘을 모아 한국 우주인의 입맛에 맞는 우주식품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이들이 개발할 우주식품은 한국을 대표하는 밥, 김치, 고추장 된장국, 라면, 녹차 등 식사거리와 군것질거리를 모두 포함했다.

■우주에서 먹을 김치는 어떻게 만들었나

방사선연구소 이주운 박사팀은 방사선 식품조사 기술을 이용, 김치와 라면을 우주식품으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대표적인 비가열 살균처리 기법으로 김치와 같이 가열 및 건조처리를 할 수 없는 식품의 살균에 매우 효과적인 기술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우주김치는 장기간 보관해도 신선한 상태가 유지되며 건조 처리를 하지 않아 뜨거운 물이 없어도 즉석에서 섭취할 수 있다.

우주라면은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뜨거운 물을 부어 먹도록 개발됐으나 일반라면과는 달리 국물이 없다. 비빔면과 같은 형태인 것이다. 또 우리나라 우주인의 식욕을 돋우기 위해 매콤한 맛이 나도록 개발했다. 이밖에도 우주라면은 우주에서 공급되는 물의 온도인 70도에서도 복원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밖에 우리나라 전통식품인 수정과와 강정형태의 생식바도 개발, 한국 최초 우주인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이 박사는 “한국형 우주식품이 성공적으로 사용된다면 현재 우주기술 분야 선진국인 미국, 러시아, EU 등과 함께 우주개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앞으로 우리 음식인 비빔밥, 불고기 등을 이용한 다양한 한국형 우주식품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