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지리적표시제 복병
비엔나 소시지 등 특정지명 포함 이름 사용 못해 식품업계 고심


한-EU FTA 협상에서 EU측이 강도 높은 지리적 표시제를 요구하고 나서 국내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EU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신라호텔에서 거행된 제4차 한-EU FTA 협상에서 포도주와 증류주 등 주류 뿐아니라 치즈, 햄 등 가공농산품에도 지리적 표시제 적용 대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지리적 표시제는 농특산물이 특정지역의 기후와 풍토 등 지리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경우 지명과 상품을 연계시켜 등록한 뒤 이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인정하는 제도다.

EU가 지리적 표시제를 끝까지 요구하게 되면 그동안 관례적으로 써왔던 비엔나 소시지, 까망베르 치즈, 파마산 치즈, 프랑크 소시지, 보르도 와인, 스카치 위스키 등 특정 지명이 들어간 이름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관련업계는 이렇게 될 경우 국내 가공식품 등 농산품 80여종이 지리적 표시제의 타격을 받게 되며 1200억원이상의 피해가 생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식품업계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명도가 있고 전통적으로 품질이 좋은 제품에 지리적 이름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는데 이를 사용치 못할 경우 해당업체는 판매에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 우려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지리적 표시제가 적용되면 국내의 경우 보성 녹차나 순창 고추장 등이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해외에서 판매량이 높은 제품이 아니어서 국내 피해액의 일부에도 못미친다”며 “EU가 다른 나라와 FTA를 맺으면서는 농산품에 지리적 표시제를 한번도 적용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강력히 항의하고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는 위반에 따른 집행조항을 능동적으로 적용하도록 협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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