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에서 아이들 지킬 수 있을까

보통 엄마 별난 엄마 /
추석 전 한 중학교에서 축제 기간 중에 먹을 거리를 주제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코너를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지난해 축제 기간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아이들의 의식을 조사하고,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서명을 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아이들이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번에는 ‘광우병’을 주제로 아이들을 만나 보기로 했다.

사실 나도 광우병 하면 초식동물인 소에게 소의 부산물인 육식 사료를 먹이는 바람에 소의 뇌에 구멍이 생겨 소가 죽는 병으로, 그런 병에 걸린 소고기를 사람이 먹게 되면 광우병 걸린 소처럼 죽게 된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을 만나기 전 몇 가지 자료를 들춰 보니 섬뜩하기까지 했다.

자료에 따르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사람이 먹으면 ‘인간 광우병’에 걸린다. 그 증세는 치매 증세와 비슷하고, 잠복기를 거쳐 드러나기까지는 10년에서 길게는 40년이 걸린다. 병에 걸리면 100% 죽음에 이른다. 그럼 쇠고기를 안 먹으면 될 게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소는 화장품으로 의약품으로도 쓰인다. 철저한 규제가 없다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광우병에 노출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 광우병의 원인 물질인 프리온 단백질은 600도의 고온에서도 죽지 않으며, 후추 알갱이 크기인 0.001g에만 노출돼도 광우병에 걸린다고 한다.

아찔하지만 정말 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재앙이 아닐 수 없다. 마음이 무거웠고, 중학생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스러웠다. 아이들을 만나 보니 수업 시간에 광우병에 대해 설명을 들어서 아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았지만, 환경오염 때문에 생긴 것으로 잘못 아는 친구도 꽤 있었다. 걸리면 죽을 수 밖에 없는 광우병의 무서움에 대해 설명한 뒤,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얘기해줬다. 집에 가서 광우병에 대해 엄마와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싸다고 미국산 쇠고기 사지 말기, 외식 횟수 줄이기, 패스트푸드점 안 가기, 라면 안 먹기 등을 실천해 보자고 했다. 또 학교 급식 식탁에 적어도 광우병 걸린 쇠고기가 오르지 않게 우리 친구들이 자꾸 건의해서 학교를 귀찮게 해야 한다고 말해줬다. 한창 클 나이에 부모 손에서 벗어나 위험 수위의 음식물을 직접 만나는 우리 아이들. 우리가 그동안 정말 중요한 먹을 거리 문제를 늘 외면해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이야기를 듣고도 밖에 나가면 햄버거, 라면 따위의 싸게 허기를 채울 수 있는 먹거리의 유혹을 어찌 쉽게 뿌리치겠는가? 자라는 우리 아이들에게 광우병 같은 재앙을 어떻게 막아줄 수 있을지 마음이 씁쓸했다.

이주영/한살림 활동가

[한겨레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