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뒤 배탈? 건강기능식품 ‘부작용’의 실체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유모씨(33·여)는 지난달 말 구입한 화분제품을 12일간 복용한 뒤 두통, 발열, 속쓰림 등 부작용을 겪었다.


유씨는 처음 5일 동안 이유 없이 속이 쓰리고 메스꺼웠던 증상이 식품 때문인지 몰랐다.


판매자가 호전증상이라며 섭취량을 반으로 줄이라는 말에 계속 복용한 결과 부작용만 심해져 3일간 통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한국소비자연맹 건강기능식품 부작용신고센터 홈페이지(www.hfcc.or.kr)에 올라와 있는 사례다. 이 홈페이지에는 건강기능식품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시민단체 및 건강기능식품업체 등을 통해 접수한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신고건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부작용 사례는 2005년 당시 302건에 불과했던 것이 2006년 463건, 2007년 상반기에만 268건이 접수됐다.


예전보다 부쩍 늘어난 민원건수. 몸에 좋다고 건강기능식품을 먹었다가 심하면 사망했다는 사람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은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이들은 드물다.


◇어떤 증상이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현재까지 건강기능식품 제품에는 부작용이 적혀 있지 않다.


1일 섭취량 및 섭취방법이 명시돼 있고 과다복용 및 의약품으로 오인하지 말라는 간략한 주의사항이 적혀 있을 뿐이다. 작은 글씨, 소비자가 이해하기 힘든 용어들로 주의사항은 무색하기만 한다.


그렇지만 얼마 전부터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몸 어딘가가 불편한지 살펴봐야 할 듯 하다.


식약청 건강기능식품규격팀 박경식 연구사는 “두통, 설사, 발진, 급격한 심장박동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되는 증상이 바로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제품을 섭취하다가 이상하다 싶으면 섭취를 중단하고, 증상이 심할 경우 지체 없이 의료진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


구토, 설사가 오히려 몸이 좋아지는 징조일 가능성은 희박하므로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에는 시급하게 대처해야 한다.


대처법 중 하나가 ‘부작용 신고’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소비자단체 대부분은 건강기능식품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로 부작용 등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수받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의 경우 식약청의 위탁을 받아 부작용 사례 등을 상담, 처리중이다.


◇식품도 부작용? 소비자 인식은 ‘아직’= 문제는 아직까지 식품을 섭취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낮다는데 있다.


물론 건강기능식품 등을 섭취한 뒤 나타나는 증상 모두가 제품에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처럼 특정 성분이 고함량인 특성상 섭취 후 ‘효능’이 있다면 반대로 ‘부작용’도 있게 마련이다.


한 건강기능식품 전문가는 “외국은 보충제(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을 이렇게 말함)를 사용한지 오래 됐고 의약품 뿐 아니라 보충제 복용으로 인해 충분한 임상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인지도가 높은 반면, 국내 산업체와 일반인들은 건식의 부작용에 대한 인식 낮은 편”이라고 꼬집었다.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 뒤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 대부분이 과다섭취 및 의약품과 병용섭취한 것이 원인이 될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소비자 주의가 부족하다는 말이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이 의약품이 아닌데도 복용중인 약물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함께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진짜 건강기능식품 부작용은 무엇?= 또 한 가지 문제점은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 뒤 질병이 생겼거나, 이전에 앓고 있던 질환이 악화된 것이 과연 그 제품 때문이냐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4세 여자아이가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사망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이 내용을 접한 사람들은 이 제품이 여자아이의 사망을 불렀다고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식약청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4세 여자아이를 부검한 결과 예전부터 앓았던 신장질환을 제대로 치료받지 않은데 기인했던 것.


식약청 관계자는 “부모들이 약물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가,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등을 아이에게 한꺼번에 먹여서 지병이 악화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도 “이렇게 인과관계를 밝힐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사례는 극히 적다”고 설명했다.


사실 부작용으로 접수되는 사례 대부분이 제품을 섭취한 뒤 속이 불편하다는 위장관계 장애, 두통이므로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히기는 어려운 일이다.


서울의과대학교 예방의학과 박병주 교수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자신의 증상을 어설프게 넘겨짚다가 큰일 날 수 있다”며 “아직까지 (건강기능식품 종류에 따라) 부작용이 무엇인지 제시되지 않지만 불편함을 느끼면 즉각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식약청은 접수되는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사례를 기초자료로 활용해 내년부터는 시그널 분석을 통해 부작용에 대한 반응성이 높은 시그널을 잡아낼 계획이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고 타당성이 있는 것을 끄집어내 제보자의 인적사항 등과 종합평가하므로 한층 강화된 부작용 모니터링이 가능할 전망이다.


윤주애 기자 yju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