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식품위생 논란, 이유 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매번 반복되는 식품위생 논란, 식품안전사고를 접하면 모두들 이렇게 외친다. “대체 무엇을 먹으란 말입니까?” “먹거리에 장난하는 사람들 혼나야 합니다” 등등 원성이 자자하다.
최근 롯데우유 ‘가마솥밥요구르트’ 제품에서 잇따라 곰팡이가 발견돼 소비자 민원이 들끓었다. 원인은 새로 확장한 생산라인의 위생관리에 소홀했던 것.
회사측은 방송이 나간 뒤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500여만원 상당의 위생설비를 추가 설치했다.
식품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해썹) 인증을 갖고 있는 대기업도 문제되는 판국이다.
그럼에도 불구, 국내 식품산업은 80~90%가 영세업체로 이뤄져 투자비용이 막대한 HACCP 인증을 얻은 업소는 대기업 위주에 쏠려 있다.
◇HACCP 인증업체 소수, 이유는?= 우선 HACCP 인증은 설비만 제대로 갖추면 일단락 해결되는 문제다. 적게는 수천만원부터 수억, 수조원이 투자되는 식품위생설비를 설치하기란 정부지원 없이 힘든 법이다.
다행히 HACCP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컨설팅, HACCP시설 설치비용 일부 지원이 가능하긴 하다. 그러나 이들 설비를 갖추고 가동시키면서 지속적으로 보완 및 개선에도 만만치 않은 자금이 소요된다.
현재 식약청의 HACCP 적용품목은 김치절임식품중 김치류·절임류·젓갈류, 특수영양식품 중 영아용(성장기용)조제식, 영·유아용 곡류조제식, 기타 영·유아식(쥬스류), 두부류 또는 묵류, 저산성 통·병조림중 굴통조림, 건포류, 드레싱, 빵 또는 떡류중 빵, 케이크류 등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국내 식품산업체의 1~2%가량만이 HACCP인증을 얻었다. 9월19일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HACCP인증을 얻었거나 HACCP을 적용중인 업체는 총 303개소다.
20일 식약청 HACCP 기술지원센터에 따르면 올해 88개소가 추가됐고, 정부에서도 HACCP무상컨설팅까지 지원하는 등 오는 2012년까지 1300여개 업소가 HACCP 지정 또는 적용업소로 관리될 전망이다.
또 축산물 HACCP 기준원은 9월20일까지 식육포장처리업 398개소, 식육가공업 119개소, 유가공업 39개소를 포함해 총 611개 업체가 HACCP적용 사업장이라고 밝혔다.
결국 HACCP 적용업소는 극히 일부라는 이야기다. 한 HACCP 적용업소 관계자는 “일단 HACCP 인증을 받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이를 유지하기 힘든게 사실”이라며 “웬만큼 규모 있는 업체가 아니면 HACCP을 받기 위해 투자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는 “HACCP 인증이 없으면 시장경쟁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된다”며 “정부나 지자체 지원이 있긴 하지만 업체가 막대한 자본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HACCP 인증을 받은 중소규모 업소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HACCP 인지도 낮아= 문제는 또 있다. 이처럼 HACCP을 적용해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있는 반면 HACCP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식약청에서도 HACCP을 홍보하기 위해 광고 등으로 알리고 있지만 실제로 매장에서 제품에 HACCP마크가 붙어있는지 확인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대부분이 HACCP마크가 붙어있는지, HACCP이 얼마만큼의 안전성을 답보하는지 알지 못한다. 요즘 인기리에 판매되는 냉장보관용 커피를 봐도 그렇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모두 HACCP적용업체지만 신제품 및 비교적 근래 들어 생산한 커피제품에 HACCP마크가 없다.
우유를 봐도 그렇다. 백색 우유는 대부분이 HACCP 마크를 달고 있지만 가공우유는 사정이 다르다. '바나나우유’는 전통성과 인기도에 비해 HACCP마크를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HACCP적용업소, 적용제품이 많지 않아 식품위생 및 안전사고 논란은 언제나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식약청은 최근 수입식품의 검사업무를 표준화하고 HACCP지정절차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HACCP 지정 평가 시 일정수준 이상의 평가기준을 갖췄으나 일부가 미흡한 경우 보완 후에 재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HACCP지정 평가 절차를 개선하는 것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올해 100개 업소의 사전신청으로 무상 HACCP 컨설팅을 진행중이며 앞으로도 HACCP시설 확대에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췄다.
윤주애기자 yju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