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콜라 추방하면 비만 해결?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학교에서 콜라를 판매하지 않으면 청소년들의 비만이 해결될까?


정부가 소아비만 문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학교내 탄산음료 판매금지 대책을 들고 나왔다. 갈수록 소아비만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정부차원의 특단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처럼 학교내 자판기가 많이 설치된 것도 아니고, 국내에서 탄산음료와 비만 사이에 관련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 그랬으니 국내에서도 이렇게 하면 소아비만이 해결될까 하는 주먹구구식 정책의 표본이라는 지적이다.


◇ 주먹구구식 영양정책 = 국내 실정에 맞는 영양정책이 실시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교육부의 ‘학교내 탄산음료 자판기 판매 금지’는 청소년을 위한 영양정책이란 점에서 ‘시도’는 좋으나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맹점을 지녔다.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미국과 달리 탄산음료가 우리 청소년에게 비만을 유발한다는 근거자료가 부족한 상황이므로 이런 정책은 섣부른 감이 있다”며 “오히려 학교나 학원가에서 사먹는 간식, 패스트푸드, 불규칙한 식습관 등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먹는 음식과 한국 특유의 식생활, 식습관에 대한 자료 확보가 불충분한 실정이다. 그동안 국민건강영양조사 등 다각적인 시도와 개선이 실시됐으나 여전히 기초 연구자료가 부족해 외국의 자료나 지침을 그대로 인용한다는 것.


◇ “영양정책 위한 연구 확충해야” = 지난 17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개최된 ‘효과적인 국가 영양정책 수립을 위한 제1차 전문가 포럼’에서는 영양학 및 임상 전문가들이 국내 실정에 맞는 영양정책을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단국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문현경 교수는 “국민건강영양조사만으로 기본적인 영양연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보다 실효성 있는 영양정책을 내놓으려면 영양정책을 수행할 조직과 관리체계가 확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수차례 대한영양사협회 및 한국영양학회 등이 국내 영양정책을 위한 목소리를 높였지만 뚜렷한 영양전담부서 및 영양정책 로드맵은 제시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 기본적으로 활용되는 국민건강영양조사는 4년마다 2~3개월에 걸쳐 실태조사한 자료에 근거한다. 또 질병별 사망원인 통계자료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유병률을 파악하는 것만으로 국내 상황을 알 수 없다는 것.


추정은 가능하나 기초 실태자료나 이를 영양정책 또는 임상에 활용할 연구자료로는 부적합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양대학교 예방의학과 김미경 교수는 “사망통계와 유병률로 현재 건강문제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변화하는 질병발생 양상을 파악할 수 없다”면서 “특히 질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영양문제는 파악조차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국민건강영양조사는 주요 관리대상으로 꼽히는 저소득층 내 유아, 청소년, 여성 가장 등 특수집단에 대한 영양문제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영양정책 일원화 시급 = 특히 영양정책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미흡하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된다. 현재 국민건강영양조사 등 일부만이 명시돼 있고, 포괄적이고 총괄적인 정책을 아우를 정책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증진법’ ‘지역보건법’ ‘식품위생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을 관장하지만 나머지 ‘학교급식법’은 교육부, ‘농산물가공산업육성법’ 등은 농림부 관할하에 있다.


산재된 식품정책은 영양정책 또한 일원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되는 원인이며, 이마저도 국가정책에서 영양부분이 간과되어 온 면도 없지 않다.


이에 전문가들은 비만 뿐 아니라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암, 골다공증 등 생활습관 중에서도 식생활과 밀접한 질환이 늘고 있어 이에 따른 영양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식품안전과 더불어 국가영양관리를 연계하기 위해 산업계와 영양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로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국가 영양관리사업에 대한 다각적인 인식이 확립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편 보건복지부 김연아 사무관은 “영양정책에 활용할만한 자료, 전문가들의 조언이 필요했다”며 “앞으로도 영양전문가 등과 영양정책을 모색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포럼을 열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주애기자 yju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