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의 '킬러', 뇌혈관 질환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직장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건물을 나서는 순간 ‘훅’ 하고 호흡기를 압박하던 뜨겁던 공기가 언제 그랬냐는 듯 선선한 바람으로 바뀌어 버린 지도 어느덧 며칠이다.


가을이면 어느새 1년이 절반 이상 흘렀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챙겨보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정작 우리 몸 챙기는 것에 소홀해져, 환절기의 여러 가지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이같은 시기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이른바 뇌졸중, 중풍 등으로 표현되는 뇌혈관 관련 질환들을 꼽는다.


아침저녁 기온이 선선하게 느껴지는 순간부터 병원을 찾아오는 이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최근의 몇몇 연구와 조사들에서 뇌혈관질환 또는 심장혈관질환의 월별 발병 빈도를 조사해 본 결과 계절 변화에 따라 그다지 큰 통계학적 유의성이 없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지만 체감 빈도는 지금 이 무렵부터 서서히 발병이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 암 다음 가장 많은 '사망원인'


뇌혈관질환이란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뇌혈관에 갑작스런 물리적 변화로 인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던 뇌세포와 뇌 조직이 기능을 상실, 의식장애나 운동마비 또는 감각마비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일련의 질병들을 말한다.


해마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인구의 사망 통계를 살펴보면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3대 사망원인인 암,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 이 세 가지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체 사망자의 절반에 가까운 47.3%를 차지한다.


특히 그 중 암으로 사망한 비율이 26.7%인데 이어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비율은 12.7%로 암에 이어 뇌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이 2위를 차지한다.


이런 뇌혈관 질환은 크게 허혈성 뇌혈관 질환과 출혈성 뇌혈관 질환으로 분류되는데, 허혈성 뇌혈관 질환은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그 혈관을 통하여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 뇌 조직이 괴사에 이르게 되는 질환을 말하고, 의학적으로는 ‘뇌경색’이 대표적이다.


뇌혈관 질환은 우선 한 쪽의 손과 발이 마비가 되는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이런 마비는 단순히 힘만 빠지는 운동마비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또 감각이 둔해지거나 아예 감각이 소실될 수도 있고, 감각마비와 운동마비가 모두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 소리없는 살인자 - 고혈압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뇌졸중의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이라고 한두 가지로 규명되어 있지는 않고 이른바 위험요인이라고 알려진 것이 열 가지 정도 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나이. 일반적으로 60세 이상이 되면 뇌졸중, 특히 허혈성 뇌혈관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50대나 40대에서도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등과 관련돼 뇌졸중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두 번째 요인인 고혈압은 소리 없는 살인자로 유명하다.


전문의들은 혈압이 아무리 높아도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응급실로 후송돼 오는 뇌졸중 환자의 많은 경우에 고혈압이 동반돼 있는데 환자의 가족들에게 물어보면 혈압이 조금 높다고 알고 있었고 심각하게 생각 못해 약물 치료를 하지 않았다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세 번째로 중요한 위험요인은 당뇨병이다. 초기 자각증상이 없어 잘 모르고 지내다가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뇨 역시 뇌졸중이라는 심각한 합병증을 몰고 오는 질병이므로 반드시 나 자신이 당뇨병인지 아닌지, 당뇨병의 초기 단계, 또는 당뇨 이전 단계인지 꼭 알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는 흡연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이 발병할 확률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섯 번째의 위험요인은 과음이다. 여기서 말하는 과음이란 하루에 소주잔으로는 두 잔, 맥주잔으로는 세 잔, 그리고 포도주잔으로는 다섯 잔을 초과하는 알코올 섭취를 말하므로 적은 양이라 해도 지속적인 음주 습관은 뇌졸중의 중요한 위험요인이 된다.


◇ 적은 양의 음주도 '위험'


여섯 번째로 중요한 위험요인은 심장병. 일반적으로 심장병들은 고혈압과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고혈압에 대하여 전문가의 치료를 받아 정상 혈압을 유지하고 있는 동안에도 주기적인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일곱 번째 뇌졸중의 위험 요인은 고지혈증, 즉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은 상태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구성 요소이기도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그 농도가 높아지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해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하게 알려진 것이 바로 동맥경화증이다.


콜레스테롤은 비만한 사람이나 기름기 있는 음식을 자주 먹는 사람들에게서 높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혈중 전체 콜레스테롤 중 음식 섭취를 통해서 차지하는 부분은 1/3에 불과하고 나머지 2/3는 몸속의 간에서 만들어지므로 자신의 수치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여덟 번째는 혈액 점도의 이상을 초래하는 혈액학적 질병이 있다. 의학적 전문화 용어이긴 하지만, 헤마토크릿트 치가 높다거나 또는 Fibrinogen이 너무 높은 경우 특히 허혈성 뇌졸중을 잘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홉 번째는 자신의 과거력과 가족력이 되겠습니다. 직계 부모나 형제에서 뇌졸중이 발병했던 경우, 특히 그 가족에서 60세 이전에 발병하였던 경우가 가족력이 없거나 뇌졸중의 가족력이 있더라도 60세 이후에 발병한 경우에 비교하여 통계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마지막 열 번째는 비만과 운동부족이다.


전문의들은 “위험요인들 중 많은 것들이 일상적인 건강검진과 바르고 규칙적인 생활습관 등으로 뇌졸중의 위험요인을 미리 알고 예방할 수 있다"며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소홀히 하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특히, 집에서 손가락 끝에 피를 낸다거나 우황첨심환 등의 한약 제제를 함부로 먹는 등의 민간요법은 오히려 급성기 뇌졸중의 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Tip. 뇌졸중 예방을 위한 10대 지침 (미국 심혈관 학회)


첫째, 자신의 혈압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둘째, 심장이 불규칙하게 자주 뛰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셋째, 금연.

넷째, 술은 조금만.

다섯째, 콜레스테롤치 체크.

여섯째, 당뇨병이 있는 경우 반드시 전문가의 지시를 따라야.

일곱째,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여덟째, 음식은 싱겁게, 그리고 지방은 아주 적게 섭취.

아홉째, 혈액순환에 장애가 없는지 자주 체크.

열번째,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의가 있는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이정은 기자 alic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