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만들때 된장 살짝∼ ‘건강’ 먹이고 입맛 바꿔 보세요



예부터 '오덕(五德)'을 갖췄다고 했다. '다른 맛과 섞어도 제 맛을 낸다,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다, 비리고 기름진 냄새를 제거한다, 매운 맛을 부드럽게 한다,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잘 이룬다.'

이런 이유에서 과거 선조들로부터 전해 내려온 한국 고유의 전통 먹거리 가운데 많은 사랑을 받아온 게 바로 된장이다. 뛰어난 맛과 효능 때문이다. 우리 민족의 연중 행사라 할 수 있는 것이 '장담그기'라고 할 정도로 된장은 우리 맛의 바탕이요 근원이다.

된장은 최고의 건강식품이기도 하다. 주원료인 콩은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부를 만큼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해 영양가가 높다. 된장의 효능은 뛰어나다.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동맥경화, 심장질환이 염려되는 사람이 먹으면 예방효과가 있다.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옛날엔 다른 약도 필요 없었다. 30여년 전만 해도 아이들이 놀다가 머리를 다치거나 벌에 쏘이기라도 하면 된장을 발라줄 정도였으니….

한마디로 된장은 '맛'과 '멋'이 있다. 그런데 그 된장이 요즘 세대로부터 '천대'받고 있다. 물론 기성 세대야 한결 같은 사랑을 주고 있지만 '아이 세대'가 문제다. 주거형태와 식생활 변화가 주 원인. 한번 담근 된장은 오래 묵힐수록 그 깊은 맛이 더해짐에도 관리와 보관이 어렵고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발효제품이 많다는 이유로, 그리고 변화된 입맛으로 외면당하고 있는 것.

특히 피자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맛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된장을 '거부'하는 게 부모들로서는 걱정이다. 서울 잠실동에 사는 주부 이선미(35)씨도 그런 부모 중 하나.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된장을 넣어 만든 음식을 먹지 않아 고민이다.

"전통발효식품인 장이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서구화된 아이들 입맛에는 영 매력이 없는 것 같아요.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장을 입에도 대려 하지 않으니까요."

어떻게 하지? 생각을 거듭한 끝에 이씨는 지난달 말 아들을 데리고 때마침 개최된 '2007 한국된장예술제'를 찾았다. 20일까지 서울 가락동 송파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된장예술제에선 여러 종류의 된장류가 선보였다. 조선왕실의 마지막 간장인 순정효 황후의 낙선재 장, 1890년대에 담근 것으로 추정되는 전남 순창의 조선시대 최고 된장, 그리고 간장 고추장 장아찌 젓갈 등 다양한 발효식품이 출품돼 있었다.

전국 각지의 종가에서 30년 이상 보존돼온 된장 시식회도 있었다. 아들과 함께 맛을 봤다. 예전과 달리 싫어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전해내려온 장이라고 했더니 아이가 신기해 했어요. 냄새도 별로 나지 않고 짜지도 않아서 아이가 좋아하더군요." 식습관이 하루만에 바뀌진 않겠지만 그래도 상당한 변화라고 여긴 이씨는 이날의 체험을 흡족하게 생각했다.

고혜란(40·서울 자양동)씨의 고민은 더하다. 자녀들이 아토피 피부질환으로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토피 치료에 좋은 콩 발효식품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고씨는 홀로 예술제를 찾았다.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만을 즐겨 먹는 아이에게 된장을 이용한 간식을 많이 개발해서 먹이려고 해요. 라면도 스프를 빼고 된장을 한숟가락 넣어 끓여 먹이고, 된장떡볶이 등도 자주 해주고 있죠. 아토피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다른 특별한 방법이 없을까 해서 예술제에 왔죠."

되도록이면 간편하고 편리한 것을 지향하지만 아이들의 먹거리는 천연식품인 전통음식으로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게 우리 주부들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된장을 싫어하고 있으니. 물론 된장을 아이들에게 친숙해지도록 하는 왕도는 없다. 그래도 방법은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의 아들 딸이 보다 건강하기를 바라며 스파게티, 햄버거 등 간식 하나라도 된장을 이용해서 만들어 보면 어떨까?


[국민일보-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