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잔술이라면 건강도 웃는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술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빠개지는 직장인 한명숙씨(29·가명). 그녀에게 있어 술은 부담 그 자체이다. 가까이에서 술 냄새만 맡아도 속이 쓰리고 취하는 것 같아 술을 돌보듯 하던 그녀.
이랬던 그녀가 얼마 전부터 술을 다이아몬드 보듯 하기 시작했다. 이유인 즉, 하루 한 잔 술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
최근 적당한 술이 건강에 좋다는 정보가 나오면서 애주가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술 한잔 입에도 못 대던 사람들은 술과 조금이라도 친해지기 위해 술잔을 가까이 하기 시작했다.
과연 정말 적당량의 술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걸까?
◇하루 한 잔 술, 여성 대사증후군 낮춰
각종 성인병 발병률을 높이고 심혈관 질환을 초래하는 대사증후군. 대사증후군은 이미 국내 성인의 4명 중 1명이 앓고 있어 그 위험성이 높다.
하지만 적당량의 술이 특히 여성의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충남의대 가정의학과 김종성 교수팀이 2005년3월∼5월까지 종합검진을 받은 262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진단기준을 적용한 결과, 하루 1잔 이하의 술은 오히려 득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종성 교수는 "일반적으로 음주는 대사증후군 위험을 높이는 인자로 알려져 있지만 여성의 경우는 적절히 마실 경우 오히려 위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하루 한두 잔의 알코올은 심장마비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 하버드 보건대학원이 혈압이 높은 1만1000여 명의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음주와 심장마비 위험성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술을 하루 한잔 마시는 사람은 심장마비 위험이 평균 32%나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교수는 소량의 알코올을 매일 섭취할 경우, 혈관을 확장시키며 피를 맑게 해주고 우리 몸에 좋은 고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려주기 때문에 심장마비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적당량의 술은 경미한 인지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치매 진행을 억제할 수 있고, 류마티스성관절염 발병 위험을 50% 가량 예방, 심장질환, 뇌졸중, 일부 암, 알즈하이머질환에 있어서 몸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유전적으로 알코올분해효소가 결핍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분들이 적당량의 술이 몸에 좋다고 억지로 마시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경우 전문의들은 적당량의 술 대신, 식이요법,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을 조언한다.
◇적당한 술. 성인 남자 하루 두잔↓ 성인 여자 하루 한잔↓
그렇다면, 적당한 음주는 과연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체중과 체질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보통 남성의 경우 하루 두잔 이하, 여성의 경우 하루 한 잔 이하”라고 말한다.
또 과음은 성인 남성의 경우 주당 14잔, 여성의 경우 7잔이고 노인남성은 7잔, 여성은 3잔 초과 이상일 때를 말한다. 여기서 한 잔은 순수 알코올 14g이 포함된 것을 의미.
더불어 여성과 남성에 있어 차이가 나는 것은 체지방과 수분 때문이다. 더 자세히 말해 여성이 남성보다 체지방이 15% 많고 수분량이 10% 적어 같은 양을 마셔도 혈중 농도가 더 높아진다는 것.
여성 호르몬도 음주에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여성 호르몬 에스트라디올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의 활동을 방해한다. 따라서 여성 호르몬이 많이 축적돼 있을 때는 간의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진다.
한편 적당한 음주는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자주 많이 마시면 건강에 치명적이다.
김경수 교수는“알코올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치명적인 암이나 간경변, 고혈압, 치매, 심장병을 유발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적당량의 술을 마실 경우 알코올 중독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주의해야 한다는 전문의들도 있다.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www.dsrh.co.kr) 김석산 원장은 “알코올중독 등 가족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하루 한잔 술도 알코올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하루 한잔도 마시지 _말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정은기자 alic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