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먹을거리 안전, 법만 만들면 일사천리?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최근 어린이 먹거리만큼은 안전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움직임에 대해 일부 식품업계가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식품별로 특성이 제각각임에도 하나의 일률적인 잣대만으로 안전한 먹거리, 건강한 먹거리를 구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어린이 식생활 안전법의 허점? = 갈수록 소아비만률이 급증하고 있고, 아토피 환자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식품첨가물이 뒤범벅된 가공식품을 섭취해서 산만한 아이,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까지 동반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린이 식생활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과 현재의 법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올해 초 열린우리당 백원우 의원은 ‘어린이 식생활 안전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그동안 보건복지위에서 법안 발의가 드물었던 백 의원이 어린이 식생활 안전법을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과자파동,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가 그 촉매제로 작용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에 백 의원은 법안을 통해 학교주변에서 소위 ‘건강하지 않은 식품’ ‘건강에 해가 되는 식품’ 등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어린이 먹거리 안전에 관한 사항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식품업계는 학교 근처에서 안전한 먹거리만 판매하는 것에는 동감이지만, 자칫 이 규제가 새로운 식품을 개발하는데 제약이 되거나 식품의 특성을 간과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학교주변 200m에서 판매를 규제한다고 했는데 사실상 모든 지역에서 판매규제를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건설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이 모든 것이 제대로 협의될지도 미지수”라며 법 시행의 현실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식품마다 짜고, 달콤한 맛의 특징이 제각각이고 제조공정상 위해물질 등이 저감화되기 힘든 식품도 있다”며 “나트륨을 기준으로 한다면 라면 등은 학교주변 뿐 아니라 모든 곳에서도 판매가 힘들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뿐만 아니라 영국 등에서 식품에 표시되는 신호등 표시를 도입할 경우 특정성분으로 인해 제품의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치즈처럼 단백질, 칼슘 함량이 뛰어난 식품도 나트륨, 지방 함량이 높으면 장점보다 단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 이밖에 몸에 좋은 유산균이 많은 요구르트 등도 당분이 많으면 중간정도의 안전성과 건강성을 지니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올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나 = 물론 아직까지 어린이 식생활 안전법이 발효된 것은 아니어서 이 같은 주장들은 수렴과정을 거칠 수 있다. 업체들의 요구사항을 100% 반영할 수 없지만 통상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식품안전정책과 맞물려 개선된 법이 실현될 수 있다.


어린이 식생활 안전법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될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백원우 의원실에 따르면 보건복지위 상임위 간사를 다시 선정해야 하는 문제로 정기국회에 올릴 법안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재된 법안이 많고 대기하고 있는 예산안 등이 많을 경우 안전법이 밀릴 수 있다는 말이다.


백원우 의원은 “식품안전 전문가 등과 협의해 마련된 법안이지만 업계 등과 수렴과정을 거쳐 공론화 하겠다”고 전했다.


윤주애기자 yju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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