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식품의 진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군대리아(군대에서 지금 되는 햄버거)는 이상한 고기가 들어간 패티를 사용했다’, ‘조류독감 파동 때 폐사됐던 냉동 닭고기가 짬밥에 나온다’, ‘맛스타(음료수) 먹으면 맛이 간다’


김모씨는 “조류독감 파동 때에는 유난히 닭고기 반찬이 많았던 것 같다”며 “조류독감이 의심이 가는 닭고기를 먹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모씨는 “3년된 냉동닭이 닭도리탕으로 나오더라”면서 “군대리아 패티랑 소스 때문에 배탈 난 장병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어디서 흘러 들어왔는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온갖 소문이 난무한다. 군복무를 하면서 누구나 듣게 되는 이야기는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군납식품의 허와 실=국방기술품질원 김성일 담당관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3년 된 냉동닭고기, 조류독감으로 폐사된 닭이 군부대에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다. 맛스타 음료 역시 시판 제품과 같은 음료수로 취급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성일 담당관에 따르면 닭고기를 포함해 군에 납품되는 육류는 농림부와 보건복지부 등이 안전하다고 통보해야 급식을 한다.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을 때에도 군납 69개 김치업체 제품에서는 기생충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직업군인으로 군복무 중인 한 중사에 의하면 닭고기 등 육류는 100% 국산이 공급되고 있으나 단가가 높은 쇠고기는 호주, 뉴질랜드산 수입쇠고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들 육류와 김치는 원산지가 표시돼 있다고 한다.


군납식품은 크게 국방부 조달본부, 육해공군 군수사령부의 중앙조달과 부대 인근에서 공급받는 부대조달로 나뉜다.


중앙조달품은 항목별로 공인된 시험기관에서 위생검사를 한 뒤 납품되는 시스템이다. 닭고기, 두부, 콩나물 등 신선도가 생명인 부식류는 부대 인근에 있는 군납업체에서 조달한다.


일주일에 1~2번 나오는 군대리아, 줄만 당기면 따끈한 식사가 완성되는 참맛식품, 뜨거운 물만 붓고 휘휘 비벼먹는 ‘불로 비빔밥(전투식량)’까지 위생관리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다.


김 담당관은 “매년 하절기때 군납식품에 대해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정부 합동점검을 한다”며 “군식품 만큼은 장병들의 건강이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대 짬밥이 학교급식보다 낫다?=식중독 사고에 대해 물었다. “식중독이요? 한번 걸리면 부대가 발칵 뒤집히죠” “줄줄이 징계 먹는데 사고가 나겠습니까” “식사 후 매번 청소해서 하루에도 4번씩 주방을 청소 한다.”


갓 제대했거나 군복무 중인 장병들은 식중독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들은 예전보다 급식시설이 좋아졌고, 자칫 식중독 사고라도 나면 위에서부터 줄줄이 중징계를 받기 때문에 예방에 총력을 다 한다고 해명했다.


농협, 축협 등에서 신선한 식재료만 들여올 뿐 아니라 부대 인근 군납업체에서 도축․도계할 때에도 수의장교가 입대한 가운데 도축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육군의 경우 지난 4월 식약청과 ‘급식안전 협약’을 체결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므로 위생에 대해선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협약은 육군 본부와 식약청이 군납 식재료, 도시락 공급업체에 대한 합동 지도점검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군부대 급식관계자에게 위생교육을 진행하며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적용하도록 하는데 목적을 둔다.


어떻게 보면 학교급식보다 군대급식, 군대 먹을거리가 위생적으로 안전한 것처럼 보인다. 매스컴을 통해 지겨울 정도로 학교급식으로 인한 식중독이 집중 보도되는 반면 군 식중독은 1년에 2~3건이 알려질 뿐이다.


◇군납식품, 허점은 있다!=그러나 제대한 지 5년이 지난 예비군들은 군대에서 식중독이 발생하더라도 내부기밀에 붙여 쉬쉬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는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6~7배 이상 많을 것이라고 추정되기 때문이다.


군대 뿐 아니라 교도소 등 일반인의 출입이 제약되는 특수기관은 특성상 크게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언론에 노출되기 어렵다. 대부분의 군인들이 20대 젊은층이라 식중독에 걸리더라도 곧 회복하므로 논란화 시키기엔 너무(?) 건강하다는 것이다.


특히 낙후된 군시설이 많이 보강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군부대가 깊은 산속에 있는 경우가 많아 깨끗한 물을 사용하기에 애로사항이 있다.


한 식약청 관계자는 “군부대에는 상수(수돗물)가 잘 들어오지 않는 곳이 있어 노로바이러스에 노출돼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여름 뿐 아니라 겨울에도 군인들이 몰려 있어 사람간 교차 감염으로 식중독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또 있다. 국방부 내에서 자체적으로 위생관리를 하지만 보건당국과의 합동점검은 군 당국이 필요시에 요청할 때에만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하절기 단속과 2년에 한 번씩 조사할 때도 있으나 특별히 규정된 사항은 아니며, 감사원 역시 식품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만 군납식품에 대해 조사를 벌인다.


실제로 국방부는 농산물품질관리원, 식약청,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과 5월 말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합동 위생 점검을 실시했으나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윤주애 기자 yju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