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녹차’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녹차에서 농약이 검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시판중인 녹차제품에서 사용이 금지된 농약이 발견된 가운데 검사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KBS가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파라티온’이 녹차에서 검출됐다고 방송한 것과 달리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엉뚱하게도 ‘이피엔’ ‘비펜쓰리’를 지목했다.


◇KBS vs 식약청=상이한 검사결과를 놓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KBS가 충격적인 방송을 위해 공인되지 않은 분석기관에서 검사한 ‘검증되지 않은’ 결과를 내놓았다는 지적이다.


일부 녹차에서 고독성 농약인 파라티온이 검출된 것을 집중 조명하면서 마치 시판중인 모든 녹차에서 농약이 검출된 것처럼 보도했다는 것이다.


파라티온은 신경을 차단시키는 살충제로, 체내에서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에스트라아제를 강력하게 억제하는 파라옥손으로 전환된다.


피부, 점막이나 경구로 흡수돼 장기간이나 수개월 동안 중독증상이 지속돼 작물에 사용하지 않는 나라가 여럿 된다.


아모레퍼시픽 이상욱 홍보팀장은 “식약청의 검사발표에서는 농약이 검출되지 않았고, 자사가 공인검사기관 3곳에 의뢰한 결과 역시 명백했다”며 “KBS가 공인되지 않은 검사결과를 방송해 물의를 빚은데 대해 강력하게 사실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KBS가 녹차제품의 농약검사를 의뢰한 곳은 랩프런티어라는 검사기관. 랩프런티어는 수입식품 검사와 관련해 허위성적서 발행 등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으며 지난 2005년 10월에는 식품위생검사기관 지정서를 자진 반납했었다.


부실 검사논란이 있음에도 랩프런티어 관계자는 “녹차는 다류로 농약을 규제하는 항목에 파라티온이 없으나, KBS가 요구하는 데로 82가지 친환경농산물 검사항목으로 검사했다”며 검사결과를 자신했다.


식약청 등이 녹차에 대해 25개 36품목의 농약을 허가하고 검사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이보다 많은 친환경제품의 잣대를 들이댔기 때문에 농약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농약 잔류기준을 규정하지 않은 농약에 대해서는 애초에 검사하지 않는 행정편리가 또다시 꼬집힌 셈이다.


KBS와 식약청이 발표한 농약의 종류가 판이하게 다른 것도 모든 제품에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애매한 답변으로 가려지고 있다.


◇국산 녹차도 안심 못해=특히 이번 ‘농약녹차’ 파문은 국산 녹차도 농약에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고독성 농약인 이피엔이 4배 가량 검출된 동서식품, 동원F&B의 제품들은 국내산 보성녹차를 포함하고 있어서다.


일부에서는 농약검출 파문이 등록되지 않은 농약이 무차별적으로 농가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이를 관할 담당하는 농림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녹차 등의 작물에 대해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을 지정하는 곳이 바로 농촌진흥청 등이기 때문. 이번에 검출된 농약의 경우 사용해서는 안 되는 농약이기도 하지만 등록되지 않은 농약이 검출됐다는 지적이다.


농촌진흥청 농업자원과 안인 과장은 “등록이 돼 있지 않다기 보다 등록신청을 안했기 때문”이라며 “아마도 녹차에서 농약이 검출된 것은 농민들이 몰라서 농약을 사용했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녹차 마셔도 되나=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녹차, 거기에 품질 좋기로 유명한 보성산 녹차에서 농약이 검출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신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동서식품과 동원F&B이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해 폐기하는 가운데 환불요청을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녹차에서 농약이 검출됐다고 해서 인체에 해롭다는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다고 강조한다.


이번에 농약이 검출된 녹차를 섭취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위해성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빈면 식약청의 발표에서 불검출로 나타났던 녹차제품이라고 안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잔류농약 검출기계에 따라 오차가 생길 수 있고, 식약청이 이달 중 녹차제품에 대한 전방위 실태조사를 벌였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위해기준팀 이동하 팀장은 “불검출은 ‘0’이 아니라 기계로 검사할 때 최저수준인 검출한계 0.05를 흔히 불검출이라고 표현한다”며 시료나 기기에 따라 농약 잔류량 검사결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동서식품 안경호 홍보실장은 “녹차를 채취하는 시기에 따라 물성이 달라져 농약이 검출될 수 있다”며 “가루녹차용보다 채취시기가 늦은 현미녹차용에는 다행히 농약이 검출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농약녹차 파문으로 인해 한 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녹차에 대해 한번쯤 심사숙고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다른 작물처럼 녹차를 재배할 때에도 농약이 사용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고, 식품업체와 식약청은 안전한 녹차가 제조 또는 시판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쌍방의 요구사항이 전달됐다.


윤주애기자 yjua@mdtoday.co.kr


[뉴시스]